정부, 한진해운측 보고에 의존 정확한 집계 사실상 힘든 상황 하역비·운송료 자금확보 시급 “현재 해상에 대기 중이거나 입출항 불가 선박들이 몇 척이나 되는지, 이들 배에 실린 화물이 얼마나 되고, 언제 하역이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하역비, 운송료 등 수출입 업체들을 지원하려면 한진해운 관련 선박 현황과 동향부터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입출항 거부 등으로 해상에 대기하고 있는 선박 등 비정상 운항 중인 선박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선박을 보유한 한진해운 측 보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납품 기일을 맞춰야 하는 수출업체들로서는 하역이 언제 재개될지, 하역 후에도 최종 목적지까지 어떻게 운송할지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더구나 하역비에 운송료까지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자금 마련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13일 현재 인근 해상에 있는 나머지 선박 70여척이 약 35만개의 화물을 싣고 거점항만 인근에 대기 중이다.
정부가 한진해운을 통해 파악한 대기 중인 선박은 부산(광양ㆍ36척), 싱가포르(21척), 미국 롱비치(5척)ㆍ시애틀(3척)ㆍ뉴욕(3척), 독일 함부르크(3척), 스페인 알헤시라스(5척), 멕시코 만젤리노(1척) 등 77척이다. 정부는 이들 선박의 하역에 드는 비용을 약 17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 발효로 한진해운 선박 5척이 하역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수도 알 수 없는 배가 발이 묶인 채 인근 항만에 대기 중이다.
하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미국처럼 스테이오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인데다 정부는 인근 해안에 대기 중인 선박도 몇 척이나 되는지 정확한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해 우려스럽다”며 “지금 관련 업체들은 자기 짐이 어디에 있는지, 하역은 가능한지, 하역 후 운송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역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실제 납품이 이뤄지기까지 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하역비, 운송료 등 자금 확보도 문제다.
한국선주협회는 현재 선박 위나 터미널상에 있는 한진해운 컨테이너 물량을 30만개 가량, 하역이 지연되면서 추가로 내야 할 터미널 이용료만 약 65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최종 목적지까지 3000억원 가량의 운송비가 추가로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출업체들은 정부, 항만공사 등이 하역비 지급보증에 나서고, 추가경정예산 4000억원 중 일부 자금도 긴급히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기 중인 선박 수와 화물 위치, 하역 시점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필요한 지원 금액도 추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준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컨테이너 하역비 등은 법적으로 비용이 정해져 있어 정확한 물량 수만 파악한다면 지원 자금을 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정부가 하역 재개 여부, 비용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가 한진해운을 구조조정 하기로 가닥을 잡은 이상 운영 상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 지원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려면 물류대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부가 보다 정확한 사태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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