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국 통신사 뭉쳐 ‘상호 혜택’…연내 정식 서비스
로손·돈키호테 할인 1만건 다운로드…시범 운영 성황
[헤럴드경제(도쿄)=김광우 기자] “한국 편의점에서 할인받는 거랑 똑같네요”
28일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편의점. 구매할 물품을 계산대에 올린 뒤 지갑 대신 휴대전화를 꺼냈다. 화면에 띄운 바코드를 직원에게 내밀자, 곧바로 구매 금액 7000원 가운데 5000원이 차감됐다. 실제 결제 금액은 약 2000원에 불과했다.
이용 방법은 간단했다. 일본의 별도 할인 서비스를 알아보거나 현지 앱에 가입할 필요 없이 전달받은 바코드를 제시하면 끝이었다. 한국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던 통신사 할인 혜택과 유사하게, 일본 편의점에서도 멤버십 혜택이 적용된 것.
이날 일본 대표 여행지에서 사용된 쿠폰은 LG유플러스가 ‘글로벌 멤버십 서비스’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한 시범 운영 혜택이다.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잡화점, 쇼핑몰, 심지어는 택시 이용에까지 할인 등 각종 멤버십 혜택을 적용할 수 있다.
이전까지 해외여행 경험에서 통신사의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바로 전화·데이터를 이용하도록 해주는 ‘로밍’. 그러나 LG유플러스는 현재 로밍을 넘어, 여행 자체의 만족도를 높여 줄 수 있는 각종 통합 여행 혜택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밍 안 해도 혜택 펑펑”…9개국 통신사가 뭉쳤다
LG유플러스는 글로벌 통신사 연합체 ‘원더조이 트래블 얼라이언스(Travel Alliance)’ 가입을 완료하고, 지난 6월부터 8월 말까지 일본에서 진행한 글로벌 멤버십 서비스 시범 운영을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시범 운영 기간 로밍패스 가입 고객 중 응모자를 대상으로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가 가입한 연합체는 총 9개 국가 통신사가 멤버십 혜택을 ‘원더조이(Wonderjoy)’라는 공통 플랫폼에서 공유하는 글로벌 통신사 협력체다. 각 국가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을 이용자들이 별다른 조건 없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국가당 1개 통신사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 28일 일본 도쿄에서 첫 시범 운영 중인 글로벌 멤버십 서비스를 사용해 볼 수 있었다. 시범 운영 기간, 가장 주목받은 혜택은 일본 대표 편의점인 로손(Lawson) 할인 쿠폰. 실제 현장에서도 추가 금액 조건 등 별다른 제한 없이 500엔(한화 약 4300원)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로밍 가입 이후 문자로 수신된 바코드를 제시하는 것으로 절차가 간단했다. 이 밖에도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건,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불리는 잡화점 ‘돈키호테’ 할인 쿠폰이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시범 운영 결과 3개월 동안 1만건 이상 쿠폰이 다운로드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쿠폰을 내려받은 고객 10명 중 9명이 돈키호테와 로손 할인 혜택을 실제 이용했다.
이 밖에도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고택시 할인 ▷후지산 원데이 투어 혜택 ▷뉴우먼(쇼핑몰) 할인 쿠폰 등이 제공됐다. 향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고객은 해외 주요 여행지에서 현지 통신사가 제공하는 쇼핑·관광·교통 등 다양한 제휴 혜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뿐만 아니다. 현재 일본 KDDI를 포함해 ▷싱가포르 ▷홍콩 ▷태국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등 해외 8개 통신사가 참여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출국 고객의 약 60%가 이들 국가를 방문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아도 유플러스 고객이라면 누구나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임혜경 LG유플러스 요금상품담당은 “정식 서비스에서는 별도의 복잡한 절차 없이 평소 쓰는 통신사 앱에서 여행 국가만 선택하면 현지 혜택을 즉시 이용할 수 있다”며 “단순한 로밍 부가서비스가 아닌, 전 고객을 위한 ‘글로벌 멤버십’”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글로벌 파트너십의 이면에는 ‘통신을 넘어선 라이프스타일 가치 창출’이라는 통신사 간 공감대가 자리하고 있다.
제휴 파트너사인 일본 KDDI의 마유카 미즈타니(Mayuka Mizutani) 시니어 제너럴 매니저는 “단순한 데이터 연결을 넘어 고객의 여행과 일상 전반에 특별한 부가가치를 제공하자는 것이 플랫폼 참여의 배경”이라며 “과거부터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연합 합류를 크게 환영했다”고 전했다.
“단순 로밍으론 안 돼”…eSIM 공세 맞설 ‘영리한 연합’
통신사들이 ‘로밍 너머’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이심(eSIM) 부상에 따른 시장 판도 변화가 있다.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해외 방문자 중 현지 eSIM 이용률은 36%로 사상 처음 통신사 로밍 이용률(34%)을 추월했다. 해외여행객이 늘어도 통신사 로밍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품질과 가격 경쟁만으로 승부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여행 준비 단계부터 현지 체류까지 고객 접점을 선점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혜택 공유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서도 마케팅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적 시너지로 이어진다. LG유플러스 측은 “항공사 연합인 스카이팀이나 스타얼라이언스처럼 수직적 계약이 아닌 상호 혜택을 교환하는 관계”라며 “덕분에 고객에게 좋은 혜택을 제공하면서도 비용 부담은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통신사들은 이를 통해 이심(eSIM) 확산 등으로 촉발된 단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자사 생태계 내에 고객이 지속적으로 머무르도록 하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거대 해외 가입자들에게 통신사 앱을 통해 K-뷰티, K-패션 등 국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켜, 파트너사와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역시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실제로 제휴 파트너사인 KDDI 측도 이 같은 ‘K-콘텐츠’ 혜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미즈타니 시니어 제너럴 매니저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은 주로 식문화나 화장품 등에 관심이 높다”며 “향후 일본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다채로운 특전을 마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시범 운영 과정에서 확보한 이용 데이터와 고객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 뒤 연내 정식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임혜경 요금상품담당은 “트래블 얼라이언스 합류를 통해 고객들이 해외에서도 현지 통신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 고객의 해외 이용 경험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여행 혜택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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