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증세 여부는 뜨거운 감자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향후 주요 경제현안이 될 요소로 법인세, 소득세 등의 증세를 꼽았다. 이중 80%가 증세 등 세금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본지가 지난 8~13일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경제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경제정책 방향으로 증세 등 세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45%(9명)를 차지했다. 또 현재는 인상 시점을 거론하기에는 부적절한 상황이지만 추후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응답도 35%(7명)였다. 즉 “증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이 80%(16명)에 달했다.

증세가 필요한 항목으로는 법인세 20%(4명), 부유세 및 종합부동산세 20%(4명) 등이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상이나 부유세 신설 등을 통해 기업에 많은 세금을 거둬 사회안전망 구축 등 사회에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달리 법인세 인상 등은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생산 및 투자 여력을 더 낮추고, 국내외 기업들의 해외탈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 같은 증세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을 우선하되 지출 조정을 통해 경제활성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0%(12명)로 가장 많았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데다 대내외적 여건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정부는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키로 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더구나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이어가 약 400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편성키로 했다. 하지만 국가채무 규모가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정 건전성은 여전히 국내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남아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염두에 두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정부가 최근 확장적 재정정책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를 45%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 건전화법 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노동시장 유연화 등 노동개혁 추진도 멈춰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우선해야 할 노동개혁 방향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55%(11명), 청년 고용 확대 55%(11명), 비정규직 격차 해소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50%(10명) 등을 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