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장중 4.82%를 돌파하며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 재개로 국제유가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다.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매도세는 일본과 영국, 독일 등 주요국으로 번지며 글로벌 채권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관련기사 4·8면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4.821%까지 치솟았다. 전날 4.797%로 마감한 데 이어 고점을 다시 높이며 2023년 11월 1일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해 4.79%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 예상을 밑돈 8월 민간 고용 지표와 국제유가의 장중 하락에도 채권시장의 매도 압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단기물과 장기물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41%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한때 5.30%까지 치솟은 뒤 5.25%대로 내려왔다.

최근 채권시장을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는 다시 불붙은 국제유가다. 한 달여간 잠잠했던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재개하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됐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경우 연준이 높은 금리를 예상보다 오래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정부 차입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까지 겹쳤다.

시장에서는 고금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정상(normal)’이 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아제이 라자드야크샤 바클레이스 연구원은 “AI가 경제성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공급 차질과 막대한 정부부채가 물가 압력을 높이면서 단기금리가 과거보다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지연 기자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