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보다 143.3억弗↑, 4년3개월만 최대

한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급증 영향”

보유액 국제순위 25년만 미공개 전환

“펀더멘털 괴리된 순위 분석가치 미미”

지난달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경상 대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외환보유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1년부터 꾸준히 공개해 온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는 이번부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4279억5000만달러)보다 143억3000만달러 늘었다. 잔액 기준 지난 2022년 5월(4477억1000만달러) 이후 약 4년 3개월 만에 최대였다. 특히, 증가폭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가장 컸다.

외환보유액은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많이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더해지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분이 가장 컸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수출기업의 경상대금 유입이 확대되면서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결과다. 한은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대치였던 5월(386억1000만달러)보다 28.8% 불면서 역대 1위 기록을 한 달 만에 재차 경신했다. 4일 발표 예정인 7월 경상수지도 높은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산별로는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이 303억달러로 전월(231억3000만달러)보다 71억7000만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도 70억7000만달러 늘어난 303억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이 처음으로 편입한 해외 상장 금 ETF(상장지수펀드)도 유가증권에 포함됐다. 한은은 지난 2분기 ‘SPDR Gold Trust(GLD)’ 67만9765주를 편입했다. 6월 말 기준 평가 가치는 약 2억5000만달러 규모였다. ▶본지 8월 13일자 1면 참조

이 밖에 IMF(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인 SDR은 6000만달러 늘어난 157억7000만달러, IMF 관련 청구권인 IMF포지션은 3000만달러 늘어난 4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한편, 한은은 그동안 외환보유액과 함께 공개해 온 전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를 이번부터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한은이 외환보유액 자료에서 한국의 세계 순위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직전 발표된 6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전월(13위)보다 3계단 오른 10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말까지 세계 9위를 유지하다가 올해 1월 10위로 말렸고, 2월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밀리며 10권 밖으로 떨어졌다가 4개월 만에 복귀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국가별 경제 규모나 대외포지션의 이질성 등을 전혀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로 외환보유액이 외화유동성 경색 등 잠재적인 충격에 대한 버퍼(완충 장치)로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유추할 수 없기 때문에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며 “비교 대상국의 시장개입 기조나 특정 자산군의 급격한 시가 변동 등에 따라서도 우리나라의 대외부문 여건의 변화와 무관하게 순위가 상당폭 등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시점에 외환보유액 비공개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올해 들어 금 가격 변동 등으로 외환보유액 순위가 자주 바뀌는 과정에서 대외부문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는 괴리된 해석이 빈번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여 이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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