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연합]
통일연구원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던 20대 연구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연구원 측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일 통일연구원은 언론 배포문을 통해 “지난 8월 18일부터 본 연구원에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연구원이 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라고 밝혔다.

통일연구원은 “유족과 협의하에 연구원 내외부 인사가 고르게 참여하는 조사위원회에서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요구되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 등에 따르면 프로젝트 연구원으로 근무해온 이모 씨는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군장교 출신인 그는 북한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약 3개월 전 통일연구원에 보조 연구원으로 합류했고, 지난달 14일 정식 연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과 지인들은 이씨가 새로운 프로젝트 업무를 맡은 이후 상급자의 지속적인 질책과 압박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와 룸메이트로 지낸 지인은 “2주 전부터 퇴근 이후 ‘회사에 가기 무섭다’며 하루도 빠짐없이 토로했다”며 “실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여기서 잘못하면 다시는 북한학계에 발 붙일 생각하지도 말라는 폭언을 첫날부터 했다”라고 밝혔다.

이씨의 아버지도 “평소 힘든 걸 내색 하지 않는 아들이 사고 전날 통화에서 ‘오늘 하루 종일 깨졌다’며 힘들다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유족과 지인은 이씨가 숨지기 전날 밤 9시에 상급자와 30분 39초간 통화한 것이 사망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지인은 “30~40분 동안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제 불찰입니다’ 라고 말하며 싹싹 빌더라”라며 “힘든 군 생활도 버텼는데 2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권만학 통일연구원장은 3일 발인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권 원장은 추도사에서 “통일연구원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적지 않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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