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탐정 고용해 집 주소 알아내고 찾아가
특수주거침입, 특수체포치상, 특수협박 혐의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그대로 확정
“잘못 인정, 피해자들 처벌 불원 의사 표시해”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아들이 군 복무 중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선임이 가혹행위를 했다고 의심했다. 군대 내 사고에 관한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 A씨는 결심했다. 자신이 직접 선임을 찾아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법원 직원 행세하며 주거침입·체포·협박
A씨는 사설 탐정을 고용해 선임의 주거지를 알아냈다. 지난 4월 흉기와 결박용 도구 등을 챙겨 직접 찾아갔다. 청소 직원이 공동 현관문을 출입하는 틈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집엔 선임과 선임의 아버지가 함께 있었다. A씨는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냐”는 질문에 “법원에서 왔다”고 말하며 법원 직원 행세를 했다. 선임의 부친이 문을 열어주자 A씨는 거실 안까지 들어갔다.
“바닥에 엎드려.” A씨는 선임 아버지의 손을 도구로 결박했다. 이어 선임의 방문 앞에서 흉기를 들고 외쳤다. A씨는 “너가 안 나오면 네 아빠가 죽는다. 네가 잘못한 것이 없으면 나와라”며 방문을 밀쳤다.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A씨가 방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던 사이 선임의 아버지가 결박을 풀어냈다. 선임의 아버지는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다소 상처를 입긴 했지만 결국 제압했다.
법원,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선고
이 사건으로 A씨는 특수주거침입, 특수체포치상, 특수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흉기를 소지한 채 주거에 침입해 피해자를 체포하려다 상처를 입히고, 협박하는 등 무거운 혐의가 적용됐다.
법원은 법에 규정된 형량의 구간인 ‘법정형’을 기본틀로 잡고서, 가중·감경을 반영해 정해진 ‘처단형’의 범위에서 실제 형량을 선택한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설정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A씨의 총 형량 범위는 징역 1년~징역 2년 7개월 20일 사이로 권고형량이 설정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전주지원 형사1부(부장 이승일)는 지난 7월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양형이유로 법원은 “피고인(A씨)은 아들의 군대 내 사고에 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에 직접 사적 보복을 하기 위해 범행에 이르렀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사적 보복 행위는 용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흉기 등 범행도구를 직접 마련하고 사설탐정을 통해 피해자의 집 주소를 알아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했다”며 “범행 직원 행세를 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유리한 사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교통범죄로 2차례 벌금형으로 처벌받은 것 외에 다른 전과가 없다”고 살폈다. 아울러 “피해자가 다친 정도가 비교적 가볍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 판결은 현재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양측 모두 불복하지 않았다.
한편 A씨는 아들의 선임을 수사기관에 고소한 상태다.
notstr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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