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제조·수입업자, 품목별 유해성분 제출해야
금연 효과는 미지수…가격 등 정책 논의 필요성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정부가 오는 10월 담배 제품의 유해성분 분석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금연 효과는 미지수다. 담뱃값 인상 등 다양한 금연정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달 궐련 및 궐련형 전자담배 44종, 액상형 전자담배 20종의 유해성분 함유량 검사·분석 결과를 공개한다. 지난해 11월 시행한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다.
기존 담배사업법과 국민건강증진법은 타르·니코틴·나프틸아민·니켈·벤젠 등 암을 유발하는 유해성분 8종을 담뱃갑에 표기하도록 규정했다. 유해성분 자체를 체계적으로 검사·공개하는 별도의 절차는 없었다.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에 따라 담배 제조·수입업자는 2년마다 지정된 전문 검사기관에서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를 받아 식약처장에 제출해야 한다. 식약처는 벤젠·포름알데히드·중금속 등 주요 발암 및 유해물질의 함유량을 하반기 중 식약처 누리집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2023년 10월 제정된 담배유해성관리법은 규제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과학적 유해성 관리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궐련형·액상형 전자담배 등으로 담배 시장이 다변화되는 흐름에도 대응할 수 있다.
다만 유해성 정보 공개라는 비가격 규제가 실제 흡연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성인 흡연자 대부분이 이미 흡연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치 중심의 성분 정보 제공이 실제 행동 변화나 금연 유도를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가격 정책을 비롯한 다른 금연 정책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담뱃세 인상을 담배 소비 감소에 가장 효과적인 단일 규제 수단으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가격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과 저소득층에서 흡연 예방 및 금연 효과가 크다고 봤다.
대한금연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2005년과 2015년의 담배 가격 인상은 금연 상태로의 전환율을 높이고 재흡연율을 낮추는 등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뒤 11년 동안 조정되지 않았다. 그 사이 물가와 국민 소득은 꾸준히 상승했다. 흡연자가 체감하는 실질 구매 부담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의 담뱃값(약 3.5달러)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약 10달러)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담배유해성관리법의 시행은 소비자에게 보다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 차원의 유해성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담배 규제 정책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가격 현실화 등 실효성 있는 정책 수단이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한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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