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발 반도체 초호황과 수출호조로 순항하던 한국경제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사우디아라비아로 확전되면서 호르무즈·홍해는 물론 육로 수송까지 타격을 입어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대로 진입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켜 글로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처음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여기에 AI 투자 무한경쟁을 벌이던 빅테크들이 동시에 ‘AI속도조절론’을 펴자 한국 반도체 전망이 흐려졌다. 한국경제가 고유가와 고금리, AI투자 감속이라는 거대한 암초들에 휩싸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형국이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에서 중동 사태가 장기간 교착할 경우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2.8%, 2.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본 시나리오보다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기본전망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가 올해 하반기에는 86달러, 내년에는 7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가정했다. 또 장기 교착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95달러, 85달러로 관측했다. 하지만 실제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사우디의 핵심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14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중산층·서민의 물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고유가는 당연히 성장에도 부정적 요소다. 한은의 기본 전망은 올해 3.3%, 내년 2.9%였지만 중동 전쟁 장기화 시 각각 3.2%, 2.6%로 하향 조정된다.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엑스(X)에 “유가에 관한 한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휘발유·경유 등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된다”고 썼다. 최고가격제를 고수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3월 시행된 최고가격제는 당초 7월 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9월 말까지 연장됐다. 7월 국내 휘발유 소비량은 역대 7월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른 결과 에너지 절약 유인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제 오일쇼크급 위기에 직면한 만큼 취약계층 선별 지원과 승용차 운행 감축 병행 등 최고가격제 대안을 검토할 때다.
고유가와 고금리는 세계 경제가 공통으로 직면한 난관이다. 중동전 장기화를 상정한 재정·통화정책의 긴밀한 조합으로 실물경제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문제는 AI 투자 감속이 반도체 강국인 한국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AI속도조절론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다면 3대 메가프로젝트 등 국가적 어젠다 조정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AI시장, 세 갈래로 쪼개지고 있다 [크리스티안 카탈리니]](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5/news-p.v1.20260907.8ed9fae727594c6ca55000451575987b_T1.png?type=h&h=240)
![“아름다움 자체가 기능…디자인의 새로운 관점 제시해야” [헤럴드 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5/news-p.v1.20260915.7b070257b67742109ce3253032362a11_T1.jpg?type=h&h=240)
![‘나 지금 궁서체다’…“서체는 눈을 위한 어투” [헤럴드디자인라운지]](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14/news-p.v1.20260914.24d6325ebe044fb0a2192e13d84c6b78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