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지난 6월 경남 통영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가 3개월 넘게 붙잡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튜버들이 유족의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이웃 주민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내가 잡아주겠다”…유족 집까지 찾아온 유튜버들
지난 1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일부 유튜버들은 사건을 취재한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유족이 거주하는 주택을 찾아오고 있다.
방송에 공개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집 마당까지 들어와 유족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모습이 담겼다. 유족이 거절했지만 이 남성은 한동안 집 주변을 서성였고, 삼각대 뒤에 휴대전화를 설치해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유족이 집을 비운 사이 마당 안쪽까지 들어와 플래시를 비추며 구석구석 살펴보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수차례 돌려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성지순례 하듯이 그냥 집에 불쑥불쑥 들어와서 ‘내가 잡아주겠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호소했다.
이웃 주민도 “밤에 플래시를 막 비추고 이래서 우리가 제재를 많이 했다”며 “왜 왔느냐고 물으니 유튜브도 같이 하는데 요즘 탐정이 있지 않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가족·이웃까지 용의자로 지목…“힘듦과 고통”
일부 유튜버들은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루머도 퍼뜨리고 있다. 가족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사건과 관련 없는 이웃을 용의자로 지목하는 사례도 있었다.
한 주민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지목해 범인일 것 같다고 하면 당사자가 얼마나 기분이 안 좋겠느냐”고 말했다.
유족은 사건 이후 큰 충격을 받고 한동안 집을 떠나있었으나, 고인이 생전에 정성껏 꾸민 집이 망가지는 것이 마음 아파 다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튜버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또다시 고통을 겪고 있다.
유족은 “본인들의 그 발걸음이 저희한테는 오히려 너무 큰 힘듦과 고통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6월 10일 새벽 통영시 한 주택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주택 폐쇄회로(CC)TV엔 모자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흉기와 손가방 등을 들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유력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으나 정확한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어려운 탓에 신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범인 검거를 위해 현상금 1억원이 내걸렸고, 지금까지 400건이 넘는 제보가 접수됐으나 수사에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bb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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