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민주당 규제 놓고 다른 목소리

업계 “속도조절” 뒤엔 IPO·주도권 계산

“이타주의 가장…비용감축 의도” 비판

인공지능(AI) 통제 방안을 보완할 수 있게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논란이 11월 중간선거를 치르는 미국에서 핵심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속도조절론에 호응하는 민주당과 규제를 최소화하려는 공화당의 입장이 갈리는 가운데, 기업 입장에서도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서 규제 논의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방정식을 맞았다. ▶관련기사 4·10·12면

민주당 지도부는 AI 속도조절론에 대해 정부가 더 신속하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ABC 방송에서 의회가 AI 개발 속도 조절을 위해 “단호한 행동을 해야 한다”면서 오는 15일(현지시간) 하원의원 총회를 열어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 전했다.

이는 지난 10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대응을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AI 통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민주당 의원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구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초지능 AI의 전면 금지나 AI 개발 일시 중단이라는 강경론부터 초당적인 AI 특위 구성 등 전통적인 워싱턴 정가식 해법까지 다양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반면 공화당은 업계의 합의점 마련 정도로 충분하다며, 이를 정치 쟁점으로 삼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업계 스스로 안전 문제에 대한 공통된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AI 속도조절론을 업계가 당국의 규제 마련에 발을 들이려는 시도로 해석하면서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은 “(AI 개발)속도를 늦추려는 동기가 이타적이라고 가장하는 것은 그만두라”면서 AI 기업들이 자진해서 규제받겠다고 하면서, 그 대가로 자신들이 선호하는 규제 체계를 요구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규제 대상이 입맛에 맞는 규제 방식을 고르는 ‘규제 포획’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미 방송 CNN은 공화당 측의 이러한 반응을 기업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 하고,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꺼리는 이념적 시각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거대한 성장동력인 AI의 거품이 터지면 자신이 과시했던 경제 성과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AI 속도조절론을 반대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속도조절론을 주장한 앤트로픽이나 오픈AI는 IPO를 앞두고 있다. 기업의 성장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뤄야 하는 규제 논의가, 기업의 ‘실제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 샘 울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감안해 IPO를 다음해로 늦추겠다고 했지만, 앤트로픽은 예정대로 올해 나스닥 상장을 준비중이다. 이에 비판론자들은 AI 속도조절론이 오히려 개발 경쟁에 따른 천문학적인 모델 훈련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 꼬집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