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씨재단 기부금 88% 공익사업에 집행
“실제 생활비 사용액 20억원 수준”
김희영 ‘무급’ 근무 확인
지출설 불기소 처분에 항고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15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 대리인 이 모 변호사의 ‘1000억원 지출설’에 대해 항고를 제기하며 실제 지출 내역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변호사는 2023년 11월 노 관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준비기일을 마친 뒤 언론에 “최 회장이 2015년 이후 김 이사에게 쓴 돈만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 회장 측은 이 변호사가 주장한 ‘1000억원’은 최 회장 명의 계좌에서 나간 지출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최 회장 단독 명의의 자택, 미술품 등 김 이사와 무관한 지출 내역을 비롯해 티앤씨재단에 이체한 133억원 등 여러 재단 출연금이나 긴급구호 지원금, 장학금 등 기부 용도로 쓰인 금액까지 포함됐다는 것이다.
최 회장 측은 “공익 목적의 출연금과 기부금까지 특정 개인에 대한 증여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억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재산분할 재판부에 소명된 바에 따르면, 최 회장이 김 이사와 실제 생활비로 함께 사용한 금액은 약 20억원 수준이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과 이 변호사 모두 이 소명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17일 티앤씨재단 결산공시 확인 결과, 재단은 지난 2018년 설립 이후 2025년까지 기부금 약 183억원 중 기본재산으로 정기예금에 편입한 10억원 등을 제외하고 약 161억원(88%)을 공익사업에 사용했다. 운영경비 등을 포함하면 지출액은 약 188억원에 달해 기부금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김희영 이사는 무급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 측은 민법 제48조 등 법률상 재단 출연금이 개인의 사적 자산으로 전환되거나 유용될 수 없는 구조인 데다, 실제 자금의 종착지가 개인이 아닌 수많은 장학생과 공익 수혜자였다는 점에서 이 변호사가 주장한 ‘1000억원설’은 성립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이 변호사는 재산분할 소송의 대리인으로서 위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며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실제의 50배가 넘게 수치를 부풀렸고, 방송에 반복 출연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자금의 최종 용처와 수혜자가 명확히 확인되는 상황에서, 이를 특정 개인에 대한 사적 증여로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공익법인 전문 변호사는 “출연금이나 기부금은 일단 재단에 귀속되는 순간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상 개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재산”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이 변호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최 회장 측은 “불기소 처분이 마치 주장의 진실성을 인정한 것처럼 유통되며 왜곡이 반복되고 있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다시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며 항고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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