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연, 실제 인체 장기와 유사도 백분율로 정량 평가

- 신약 효능·독성평가, 세포치료제 개발 신뢰도 높인다

오가노이드와 실제 인체 장기의 유사도 정량 평가기술을 개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대수(왼쪽), 조현수 센터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오가노이드와 실제 인체 장기의 유사도 정량 평가기술을 개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대수(왼쪽), 조현수 센터장.[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람의 장기를 본떠 만든 ‘오가노이드’가 실제 인체 장기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숫자로 정확하게 평가하는 국내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연구실마다 달랐던 오가노이드 품질 평가에 세계 공통의 ‘잣대’가 마련되면서 신약 효능·독성평가와 재생치료제 개발의 신뢰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조현수 박사와 디지털바이오연구센터 김대수 박사 공동연구팀이 인간만능줄기세포(hPSC)로 만든 오가노이드와 실제 인체 장기의 유사도를 백분율 점수로 산출하는 정량 평가기술을 개발, 국제표준 절차로 확립했다고 7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인체 장기의 구조와 생리적 기능을 모사한 3차원 세포집합체다. 실제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지 않고도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이나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어 질병 연구는 물론 신약개발과 독성평가, 재생치료제 개발 등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오가노이드가 실제 장기를 얼마나 충실하게 구현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웠다. 기존에는 특정 장기의 분화 마커를 생화학적으로 확인하는 정성적 평가가 주로 사용됐다. 연구실마다 제조법과 평가 기준도 달랐다.

장기 특이적 유전자 발현패널 알고리즘 기반 오가노이드 유사도 산출 절차.[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장기 특이적 유전자 발현패널 알고리즘 기반 오가노이드 유사도 산출 절차.[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구성부터 유전자 패널 선정, 유전자 데이터 신뢰도·품질관리, 유사도 계산까지 전 과정을 하나로 통합했다. 오가노이드의 분화와 성숙 수준을 실제 인체 장기와 비교해 백분율로 나타낼 수 있어 연구기관이나 기업이 달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식 기술시방서 ‘ISO/TS 24932’로 최종 제정돼 지난 8월 공식 발간됐다. 국내에서 개발한 오가노이드 정량 평가기술이 국제표준 절차로 확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표준을 활용하면 전 세계 연구자와 제약기업이 같은 절차로 오가노이드의 품질을 평가·비교할 수 있다. 특히 신약 후보물질의 독성·효능 평가용 오가노이드 품질관리와 세포치료제 개발,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 서비스의 신뢰성 확보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제정된 표준은 기술 발전 과정에서 산업·연구 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사항과 절차를 제시하는 기술시방서(TS) 단계다. 향후 기술적 검증과 국제적 합의를 거쳐 정식 국제표준으로 전환될 수 있다.

조현수·김대수 센터장은 “생명연이 독자 개발한 오가노이드 유사도 평가기술을 전 세계 연구·산업 현장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식화한 성과”라며 “질환 연구와 신약·치료제 개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