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27m·트랙 길이 365m 규모
일곱 차례 회전하며 광양만 조망
만화경·흔들계단·유리바닥 체험
9일부터 시민 공개…광양시에 이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전남 광양 구봉산 정상에 길이 365m의 철제 산책로가 들어섰다. 관람객이 거대한 조형물 안을 직접 걸으며 광양만과 주변 산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체험형 문화공간이다.
포스코와 광양시는 8일 ‘광양시민의 날’을 맞아 구봉산 정상에서 체험형 조형물 ‘파노라마 워크’ 제막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제막식에는 이희근 포스코 사장과 박성현 광양시장, 이기연 광양시의회의장 등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파노라마 워크는 구봉산의 옛 봉수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과거 봉수가 먼 곳에 소식을 전달하고 사람을 맞이했던 역할에 착안해 불꽃이 피어오르는 듯한 형태로 조형물을 설계했다.
규모도 상당하다. 관람객이 걸을 수 있는 트랙 길이는 약 365m, 높이는 27m다. 폭은 구간에 따라 13~21m이며 전체 구조가 일곱 차례 회전하며 이어진다.
단순히 바라보는 조형물이 아니라 내부를 직접 이동하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트랙을 따라 걸으면 구봉산 정상에서 광양만과 주변 산을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다. 만화경과 흔들계단, 아트월, 유리바닥 등 체험 시설도 곳곳에 배치했다.
주재료로는 철을 사용했다. 포스코는 야외 환경에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고내식 스테인리스 소재 등을 적용했다. 설계에는 스페인 출신 멀티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 마누엘 알바레즈-몬테세린 라호즈와 아이앤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가 참여했다.
몬테세린은 2011년 가오슝 대중음악센터 국제공모전 최우수상, 2018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거주센터 아이디어 공모전 1등상을 받은 디자이너다.
사업은 약 4년에 걸쳐 진행됐다. 포스코와 광양시는 2022년 10월 구봉산을 지역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사업에 착수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고 포스코A&C가 사업관리를 맡았다. 조형물의 기본 콘셉트는 ‘영원의 봉수대’다.
설계 과정에는 지역 주민 의견도 반영했다. 전문가와 관계자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한편 온라인 설문조사와 시민위원회 등을 거쳐 디자인과 공간 구성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
파노라마 워크는 제막식을 끝으로 광양시에 이관된다. 9일에는 광양시민을 초청해 ‘시민 오픈데이’를 진행한다. 포스코 임직원 재능봉사단이 참여해 기념촬영과 버스킹, 캘리그래피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구봉산의 새 시설을 인근 복합문화공간인 ‘Park1538 광양’과 묶어 관광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Park1538 광양은 홍보관과 교육관, 포스코미술관 광양 등을 갖추고 있다. 철강산업의 역사와 기업 활동을 체험형 전시로 소개하는 동시에 미술 전시 등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지난 7월에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 ‘A 디자인 어워드’ 건축 부문에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상을 받았다.
파노라마 워크 개장을 기념한 전시도 열린다. 포스코미술관 광양은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파노라마 워크 : THE INFINITE LIGHT’를 열고 조형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한다.
광양 매화축제 등 기존 지역행사와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시설 중심의 도시 이미지를 자연·문화 관광으로 확장하고 외부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포스코가 지역에 대형 체험형 조형물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경북 포항 환호공원에는 총 트랙 길이 333m 규모의 ‘스페이스 워크’를 조성했다. 스페이스 워크는 2023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올해 누적 관람객 40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로비에는 백남준과 구보타 시게코의 미디어아트 ‘철이철철’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지하 포스코미술관에서는 신진작가 전시 등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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