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과제’
생성형 AI 등장 후 청년고용률 2.8%P 감소
임시일용직 비중은 1.3%P 증가해
임시직→상용직 이동, 8%→5%대로 ‘뚝’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다음해인 2023년 이후 올해까지 청년 고용률과 경제활동률이 각각 2.8%포인트, 2.6%포인트씩 떨어진 반면, 임시일용직 비중은 1.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청년 고용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모두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청년고용 부진 및 정책과제’ 보고서를 발표해 “청년 고용 문제에는 산업구조 재편, AI 기술 변화, 경직적 노동시장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전제로 상용직을 1차 노동시장 종사자, 그 외 임시·일용직을 2차 노동시장 종사자로 구분해 청년 고용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3년 이후 15∼29세의 청년층은 1차 노동시장 진입을 기다리기보다 취업 눈높이를 낮추고 2차 시장으로 진입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
한은은 그 배경으로 우선 IT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을 꼽았다. 상용직 고용 창출력이 낮은 IT 제조업이 생산을 주도하는 반면, 상용직 채용은 비(非) IT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여전히 높아 경제 성장이 1차 노동시장 수요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런 노동 수요 정체는 청년층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2022년 말 생성형 AI 도입도 청년 고용에서 하나의 변곡점을 만들었다. 올해(9월까지) 평균 청년 고용률과 경제활동률은 각각 43.7%, 46.8%에 달했다. 2022년 11월 생성형 AI 도입 다음해인 2023년(46.5·49.4%)보다 각각 2.8%포인트, 2.6%포인트씩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청년 임시일용직 비중은 31.3%에서 32.6%로 1.3%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은 “팬데믹 이전부터 1차 노동시장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직무역량은 점차 전문·고도화되면서 기업 채용도 숙련된 경력직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며 “최근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확산은 이런 채용 구조와 신입 채용 축소 흐름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와 산업을 중심으로 경력직 선호가 강해지면서 청년층이 주로 담당하던 초급·기초 업무 수요가 빠르게 위축됐다. 이런 채용 구조 변화는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정보통신 등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군에서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제약하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2차 시장 고착 효과도 강화됐다. 2차 시장 고착 효과란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고용 안정성이 낮은 ‘2차 노동시장’에 진입한 청년층이 안정적인 상용직인 ‘1차 노동시장’으로 쉽게 이동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 옮겨가는 청년층 비율은 2014∼2019년 8%대에서 2023∼2024년 5%대로 떨어졌다.
앞으로 노동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직무 역량 축적과 상향 이동 경로가 부족해 청년 고용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 밖에 한은은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 고용 보호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청년 고용률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데 한국의 ‘정규직 개별 해고 보호 지수’는 주요 23개국 중 10위 수준으로 비교적 높았다.
한은은 “노동 공급 측면의 대책인 일자리 정책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산업정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 제조업 성장세의 파급 확대 여건 조성, 교육과 산업의 유기적 연계, 고용제도 유연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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