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소집 뒤에도 피해액 20분 만에 10억→60억달러 넘어

테더·서클 등 동결 공조…해커는 Aave 통해 24억달러 상당 자산 이동

바이낸스 “피해 자산 90% 보전”…11월 1일 출금 재개 예정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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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화상회의 화면에 바이낸스 임원과 직원 약 100명이 모였다. 보안팀이 무단 인출을 포착해 경영진에 알린 직후였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된 순간에도 자산은 계좌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 초기 10억달러였던 피해액은 20분 만에 60억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대응팀은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탈취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사건이 감지된 때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20분(미 동부시간), 아부다비 시간으로는 밤 11시20분이었다. 아부다비에 있는 바이낸스 보안팀은 이미 10억달러가 넘는 자산이 무단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영진에 보고가 올라간 뒤 긴급 화상회의가 소집됐고, 고위 임원을 포함한 위기대응팀이 몇 분 만에 접속했다.

그러나 피해 규모는 회의 도중에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처음에는 10억달러로 추산됐던 탈취액이 곧 30억달러로 늘었고, 오후 4시40분께 60억달러를 넘어섰다. 블록체인 분석업체들의 자동 경보 시스템도 이상 거래를 포착해 주요 투자자와 고객사에 알렸다. 오후 4시32분에는 엑스(X·옛 트위터)에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바이낸스에 대규모 해킹 가능성이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업계의 긴급 대응도 이어졌다. 비영리 보안단체 SEAL의 연구원 테일러 모나한은 오후 4시38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에 연락했다. 테더와 서클은 의심 거래를 추적하고 관련 지갑의 자산을 동결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바이낸스도 TRM랩스·체이널리시스·엘립틱과 협력해 탈취 자산이 옮겨진 지갑 주소를 파악하고 동결을 요청했다.

경영진도 밤샘 대응에 들어갔다. WSJ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에 있던 공동 CEO 이 허는 업계 파트너들과 밤새 통화했고, 홍콩에 머물던 리처드 텅 공동 CEO도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대응을 이어갔다. 자금 이동을 추적하는 사이 해커들은 동결을 피할 수 있는 자산으로 갈아타고 있었다.

오후 5시께 해커들은 탈취한 스테이블코인 6000만달러 상당을 가상자산 대출 플랫폼 Aave에 예치했다. 이를 담보로 이더리움 약 2만개를 빌렸다.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비트코인·이더리움은 중앙 발행사가 특정 지갑의 자산을 직접 동결하기 어렵다. 해커들이 자산을 바꿔 추적·동결을 피하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Aave 등 관련 플랫폼은 이후 의심 계정의 대출을 중단했지만, TRM랩스는 해커들이 약 24억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을 빠져나가게 했다고 추산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판 여론이 커지자 바이낸스는 오후 5시15분께 해킹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회사는 출금을 일시 중단하고 이용자 자산은 안전하다고 밝혔으며, 31일에는 탈취 자산의 90%를 보전했다고 발표했다. 출금 서비스는 11월 1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해킹조직, 바이낸스서 20분 새 8조원 탈취…피해 90% 보전 [크립토360]

북한 해킹조직, 바이낸스서 20분 새 8조원 탈취…피해 90% 보전 [크립토360]

1일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지난달 29일 약 20분 동안 여러 블록체인에 걸친 바이낸스 지갑에서 자산을 빼내 약 8조4000억원 상당의 가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1478?sec=034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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