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與, ‘경제 성과 언급’에 박수로 환대

野, 피켓 시위…연설 중 설전 빚기도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11월 정기국회 제11차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에서 열린 11월 정기국회 제11차 본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정석준·이우중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네번째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2일 국회를 찾았다. 정치권의 반응은 올해 4월 시정연설 때와 달리 극명하게 갈렸다.

여야의 신경전은 이날 10시 본회의 시작 전부터 이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여당의 국정조사 추진 등으로 정국이 얼어붙은 것과 관련 시정연설 보이콧까지 거론됐지만 현장 피켓 항의로 최종 확정됐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삭감 주장에 대해 날을 세웠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134조원 삭감을 주장하는데 미래대응기금은 미래투자와 미래준비를 위한 기금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한 이후에는 여야의 대립 양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국민의힘 의원 60여명은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미래세대 떠넘기는 빚더미 기금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대통령은 피켓 항의를 벌이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본회의장에서도 여야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이 대통령이 입장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앉아서 자리를 지킨 채 준비한 피켓을 책상에 부착하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시정연설이 시작된 뒤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경제 성과와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설명할 때마다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한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왜 신규 국채를 발행하나”, “재판 재개하라”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반발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연설을 잠시 중단하고 야당 의원들의 항의에 직접 대응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말씀하실 것이 있으면 하시고, 제가 (연설을) 마저 하겠다”며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데 계속 방해를 하신다. (따로) 의견을 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장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퇴장한 모습과 대비를 이뤘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도 현장에서 이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셀카를 찍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이어갔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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