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해지건수가 반년만에 16만개를 넘어섰다. 저금리시대 새로운 ‘국민 재산 증식 수단’이란 기대 속에 탄생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별 게’없었단 얘기다.
1만원 이하 깡통 계좌가 절반 이상(55.3%,132만8000좌)이고 취지와 달리 ‘신탁형 ISA’에만 돈이 몰렸다.
사실 ISA는 출시 전부터 많은 한계점이 지적돼왔다. 제한된 가입요건과 긴 유지기간(3년ㆍ5년), 반면 이에 비해 보잘것 없는 세제혜택(250만원ㆍ200만원)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엔 부족했다. 잘못된 공시 정보는 신뢰도까지 떨어뜨렸다.
금융당국이 식은 ISA열기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ISA도입 취지로 돌아가면 답은 쉽게 나온다. 같은 문제에 직면했지만 이제는 명실공히 대표적인 국민재산증식 수단으로 우뚝 선 영국의 ISA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시행 초기 연간 적립한도는 증권형 7000유로, 예금형 3000유로였으나 적립한도와 물가지수를 연동하고 예금형과 증권형의 한도를 통합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한도를 갈수록 높였다. 내년엔 2만유로로 상향될 예정이다.
가입대상도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취업준비생, 은퇴자, 주부 등이 소외감을 느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세제혜택도 연간 총 1만5000파운드(약 3000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은 주식매매차익을 과세하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보단 월등히 좋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최소보유기간 및 중간인출ㆍ해지 시 불이익도 없어 급전이 필요한 저소득층의 가입열도 높다.
이렇게 20여년 간의 변모끝에 영국의 ISA는 성인의 절반가량(47%)이 가입한 ‘국민 재산증식 및 절세 통장’으로 등극했다. ‘주니어 ISA’(미성년자 자산형성 관련), ‘워크플레이스(Workplace) ISA’(연금 관련),’헬프 투 바이(Help to Buy) ISA’(주택구입 관련) 등 세부 상품까지 출시되며 전 생애에 걸친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각종 제한을 완화해 ISA에 고개 돌린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본래의 취지에 집중하면 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10살이 넘는 절세상품이 등장할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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