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공모주 시장에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중소형주는 물론 대형주들의 기업공개(IPO)에도 투자심리는 급격히 떨어진 기온만큼 얼어붙고 있다.
지난 6월 호텔롯데가 검찰의 비자금 수사로 상장을 무기 연기한데 이어, 하반기 2조원대 초대형 IPO로 관심을 모았던 두산밥캣마저 공모가 하단을 밑도는 수요예측 결과에 10일 증권신고서를 철회했다. 상장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내달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도 찬바람의 영향을 받게될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시를 통해 두산밥캣의 증권신고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은 기존의 증권신고서를 철회하고, 수정된 새로운 증권신고서를 통해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두산밥캣의 공모 일정 등 공모조건이 변경됨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주식 매각 계획도 변경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9일 두산인프라코어(042670)와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JP모건 등은 긴급회의를 열어 향후 상장일정을 재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대형 IPO 가운데 하나로 공모가는 4만1000~5만원, 최대 2조4491억원의 자금을 유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두산밥캣의 상장은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두산밥캣은 동종업종인 기계 및 건설장비 분야의 주가수익비율(PER)인 10배보다 높은 20배 내외를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커졌으며 재무적투자자(FI)들의 구주매출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형주도 찬바람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플러스글로벌은 오는 20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이 그 이유였다.
서플러스글로벌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400~9400원이었으나 기관들의 수요는 희망밴드 하단을 밑돈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격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상장이 철회된 기업은 서플러스글로벌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까사미아도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에 IPO 계획을 철회했다.
‘대어’ 중 하나였던 호텔롯데 역시 지난 6월 오너가의 검찰수사로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공모가를 받는 경우도 있다.
이달 4일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공모가는 1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희망밴드였던 1만4600~1만6500원의 하단 수준이다.
지난달 22일 상장한 엘에스전선아시아 공모가는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희망 공모가 범위(1만∼1만5000원)보다 낮은 8000원에 확정됐다.
이처럼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것은 시장의 공급과잉이 그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달만 15개 공모주 청약이 몰리면서 일각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4분기에 줄줄이 몰린 IPO 일정 때문에 중소형주의 소외현상은 물론 대형주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한정적이란 것이다.
내달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약 일정으로 공급초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공모액 역시 공모가 상단기준 2조5000억원에 달한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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