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늑장 공시’ 파문에서 정보 사전 유출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는 한미약품 사태가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여러 의혹과 더불어 올리타정 부작용에 따른 사망자 논란까지 번져, 결국 법정까지 갈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처음 논란이 터진 뒤 일주일간의 한미약품 사태 공방전을 짚어봤다.
▶9월 29일 ‘호재 공시’… 30일 ‘늑장 공시’= 한미약품은 30일 9시 29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이전한 표적 항암신약 ‘올무니팁’ 개발이 중단됐다는 공시를 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오후 4시50분 미국 제넨테크에 1조 …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를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호재성 공시가 나오고 장이 열린 뒤 약 30분만, 그 시간동안 한미약품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건 ‘늑장 공시’였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가 담긴 이메일을 받은 게 그 전날인 29일 오후 오후 7시께로, 악재성 공시를 의도적으로 미룬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김재식 한미약품 부사장은 지난 2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공시를 위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지연됐을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날 한미약품 주가는 장 시작 직후 전날 대비 5.48% 오른 65만4000원이었으나 ‘악재 공시’가 나온 후 큰 폭으로 하락해 오후 2시35분 19.03% 떨어진 50만2000원을 기록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개장 직후 14만25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악재 공시가 나온 이후 추락해 오후 2시36분 11만1500원까지 하락했다.
▶10월 4~5일, 우는 개미 VS 웃은 공매도 세력… 정보 유출 논란= 늑장 공시 외에도 이번 한미약품 사태가 남긴 또 다른 의문은 ‘사전 정보 유출’이다. 지난 29일 호재성 공시가 있었음에도, 매수하기 바빴던 개미투자자들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량이 평소보다 약 21배가 많았다.
공매도는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행사해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구입하고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주식이 떨어질 것에 베팅하는 투자기법이라 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지난달 30일 공매도 수량은 10만4327주로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 올해 하루 평균 공매도 수량은 4850주였다. 공매도 금액도 616억원에 달했다. 9월 한 달 전체 공매도 금액에 버금가는 액수다. 또 기술수출 성사 이후 주가가 10~15% 급등하던 과거 사례와 차이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사전에 악재성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10월 6일, 금융위, 한미약품 대대 조사… “‘카톡’ 통해 유출 됐다”= 6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은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취소 정보가 공시 전 카카오톡 등을 통해 퍼졌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임직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검찰에 데이터 복구를 의뢰했다.
자조단은 한미약품이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었던 8500억원 규모의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하기 전날인 지난달 29일 오후 카카오톡 등을 통해 해당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제보를 접수, 5일한미약품 본사에서 관련 증거를 확보 했다.
동시에 자조단은 제보자가 카카오톡을 받은 경로를 역추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현장 조사에서 확보한 임직원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SNS 대화 등을 분석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를 거쳐 일반 투자자에까지 정보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10월 7일, ‘올리타정’ 부작용 사망 보고도 ‘늑장’ 의혹… 닷새째 주가 폭락= 한미약품이 ‘올리타정’의 부작용이 추가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7일 한미약품은 5일간 하락세를 기록하다 이날 닷새 만에 반등해 한때 1.78%까지 올랐지만, 추가 부작용 의혹에 다시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도 6.10% 하락하면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한미약품 ‘올리타정’으로 인한 부작용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식약처가 제출한 ‘중대한 이상약물반응 현황자료’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올리타정에 따른 중대한 이상약물반응으로 인한 사망자는 3명이다. 또 약물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임상시험 도중에 사망한 사례도 8건이 발견됐다.
당초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올리타정 투약 환자 3명에서 중증 피부 이상 반응이 발생했으며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서도 1명만 부작용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1명은 질병 악화에 따른 사망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늑장공시‘에 이어 부작용에 따른 사망 사실도 ‘늦장 보고’해 논란이 쉽게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식약처는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고, 금융위는 한미약품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leunj@heraldcorp.com
[사진=한미약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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