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유지했다. 지지층 이탈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대신 경제행보에는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종북 프레임’을 앞세운 여당의 공세에도 “북한에 쌀을 보내자”는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장을 하는 등 자신의 페이스를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일일이 ‘진실공방’에 뛰어든다면 여권의 의도대로 상처만 깊어질 수 있다는 판단과 함께, 기존의 행보를 밟아가더라도 지지층 이탈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권 내부에서도 문 전 대표의 태도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는데다, 때마침 손학규 전 상임대표가 복귀선언 일정을 확정 짓는 등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문 전 대표에게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충북 단양 구인사에서 밤을 보낸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제천 의병광장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헌화한 것을 시작으로, 농업인의 날 행사 방문, 충주 자동차부품 중소기업 ‘보그워너’ 현장방문 등 경제일정을 소화했다.
메시지도 경제·민생에 집중시켰다.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문 전 대표는 “올해에 쌀이 풍작인데 농민들은 거꾸로 시름이 깊다. 쌀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데 정부는 시간만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상황도 언급하면서 “우리는 쌀이 남아돌고 재고미를 보관할 창고가 없는데, 북한은 큰 수재가 일어나 주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쌀을 보내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아도는 쌀을 북한 광물자원과 교환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농민에도 도움이 되는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보그워너’에 가서도 “필름 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로 교체된 것처럼, 전기차의 시대가 본격화되면 화석연료 자동차와 전기차가 공존하기보다는 완전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준비를 잘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으로서 애로사항이 없는지 점검했다.
최근의 회고록 논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말을 아꼈다.
그는 기자들이 “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을 북한과 사전협의했느냐”는 질문에 “사실관계는 이미 충분히 다 밝혔다고 본다”고만 답했다.
그러면서 정치공세에는 “문제는 이런 남북관계를 정쟁으로 끌어들이는 우리의 수준 낮은 정치가 문제다. 새누리당이 선거만 다가오면 이렇게 색깔론을 고질병처럼꺼내고 있는데 이런 아주 못된 버릇을 이번에 꼭 고쳐놓겠다”고 단호히 반박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이제 경제를 테마로 한 행보를 정상적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요일별로 경제현장·지역 민생현장을 방문하고 공부모임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본궤도’를 어그러뜨릴 만한 악재로는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자신감도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잘 대응하고있는 것”이라며 “당에서 대응하고 있는데, 대권 주자가 더 대응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의도대로 이후의 경제행보가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의견이 갈린다.
잠재적 경쟁자들인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여전히 문 전 대표가 진실공방에 대해확실한 입장을 밝혀 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문 전 대표의 태도가 무책임하다는 당내 일각의 불만도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의 발걸음이 부쩍 빨라졌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정계복귀를 선언하기로 했다.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구심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같은 ‘친노(친노무현)’ 주자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25일 ‘콜라보네이션’라는 저서를 선보이기로 했다.
안 지사 측은 “6년간 도정 운영의 경험과 정치와 행정의 일선에서 고민했던 문제와 해결 방안을 정리한 것”이라며 “책 제목인 콜라보네이션(collabonation)은 협력(collaboration)과 국가(nation)의 합성어다. 국민이 참여해 이끄는 나라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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