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으로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깐깐해지고 있지만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오히려 대출이 쉬운 ‘장기카드대출(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며 이른바 ‘풍선효과’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금리에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등 신용대출에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권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까다로운 대출 심사 잣대를 적용할 방침인 가운데 신용카드사만 홀로 4분기에 대출에 대해 완화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용카드회사는 지난 1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 등에 대처하기 위해 대출태도를 완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올해 1월부터 연 매출액 2억원 이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은 1.5%에서 0.8%로, 연 매출 2억~3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2.0%에서 1.3%로 각각 0.7%포인트씩 수수로율을 낮췄다.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대출영업을 강화하면서 카드사의 대출심사 및 대출태도는 시중 은행권과는 반대로 느슨해 지는 형국이다. 이같은 카드사의 대출태도는 깐깐해진 은행의 여신심사를 피하려는 가계의 수요와 맞물려 ‘카드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8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규모는 22조원으로 2013년 17조원에서 2년 여만에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각 카드사 카드론 잔액을 보면 신한카드가 지난해 1분기 1조6000억원에서 올 1분기 1조9000억원으로 18% 넘게 증가했다.
이 밖에 국민카드(12.6%) 삼성카드(17%), 하나카드(8.4%) 등이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카드론 취급액이 10% 안팎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는 물론 신용등급 1~3등급인 고신용자들의 카드론 이용도 늘고 있어 가계부채의 질이 전반적으로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고신용자에게는 서류를 까다롭게 요구하지 않고 7%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카드론 이용자중 고신용자가 20~30%에 달한다”면서 “은행권의 여신심사가 강화될수록 카드론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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