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또 한번의 ‘추잡한’ 설전만 오고갈 것인가, 아니면 ‘미국의 미래’를 논하는 공론장이 형성될 것인가. 미국 대선 마지막 3차 TV토론이 19일(현지시간) 오후 9시(동부시간 기준) 네바다 주 라스베이가스 네바다 대학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민과 복지, 경제, 외교, 대통령의 자질, 그리고 대법원 인사 등 미국 정책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의제가 거론될 예정이다. 하지만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돌고 도는 ‘이메일 스캔들’과 ‘성추문’ 따지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사진 출처=게티이미지]
[그래픽=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사진 출처=게티이미지]

▶도둑맞은 선거전(?)…위기에 몰린 美 대선토론= “선거를 도둑맞았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스테판 카터는 3차 토론을 앞두고 이 같이 밝혔다. 수세에 몰린 트럼프가 ‘선거조작’을 주장하면서 그의 지지자들이 “클린턴이 당선은 곧 정치조작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폭력시위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스테판은 이에 클린턴도 정책토론보다는 여론조사의 과학성과 미국 대선 시스템의 견고함을 주장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로비 묵 클린턴 선거운동 매니저는 3차 토론을 앞두고 CNN에 “(2차 토론에서) 정치적인 쇼(스턴트)나 충돌은 피하고 싶었다”라며 클린턴이 트럼프가 만든 진흙탕 속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 정치평론가 제프 젤라니는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클린턴이 트럼프가 만들어 놓은 진흙탕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트럼프가 제기하는 논란에 ‘철저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선보일지도 모른다”라고 예측했다.

다만, 트럼프가 제기한 논란에 클린턴이 2차 대선토론 때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은 나오고 있다. 클린턴의 한 선거단 관계자는 CNN에 “건설적인 토론의 장을 원하지 않는 이들에게 그런 자리를 마련해줄 이유를 못느끼겠다”라고 밝혔다. 클린턴이 논란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열린 2차 대선토론에서 클린턴은 자신의 남편 빌 클린턴의 성추문이 발생했을 당시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종용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미셸 오바마의 연설 구절인 “저들이 낮게(천박하게) 갈때, 우리는 높게(우아하게) 간다”로 대응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클린턴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美 정치 획 가를 ‘대법원 인사’…현실은 ‘이메일 스캔들’과 ‘성추문’= 대법원 인사는 미국 정치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중대사 중 하나다. 미국 법체계는 대법관의 판례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대법관 인사 하나가 사회문화를 크게 바꿀 수 있다. 지난 2월 보수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이후 그의 후임 자리는 현재 공석인 상태다. 인준권을 쥔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오바마가 지명한 메릭 갈랜드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장을 거부하고, 차기 대통령이 지명한 새 대법관을 맞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지난 2차 토론에서 트럼프가 고려하고 있는 대법관 후보 중에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와 동성결혼 합헌 판례를 뒤집겠다는 사람이 포함됐다”라고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토론에서 대법관 인사를 둘러싼 논의는 겉핥기에 끝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대통령 자질’을 놓고 설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WSJ와 블룸버그, CNN 등 미국 외신 모두 트럼프는 클린턴의 최근 이메일 파동을, 클린턴은 트럼프의 성추행 논란을 거론할 것이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차 대선토론 이후 클린턴 선거운동본부가 대형 언론과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담긴 메일 내용을 공개하고, 미 국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이 ‘이메일 스캔들’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의 경우, 2차 대선토론 이후 성추행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라 쏟아졌다. 트럼프는 2차 대선 토론에서 ‘여성의 의사와 상관없이 본인의 발언대로여성을 추행한 적이 있느냐’라는 진행자 앤더슨 쿠퍼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이어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은 9명으로 늘어났다. 트럼프가 진행한 TV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 출연자 서머 저보스도 2007년 트럼프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친구 앤 루소는 17일 변호사인 글로리아 올레드와 함께 기자회견에서 저보스의 성추행 피해를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