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선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의가 본격 시작됐다.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국회는 각 상임위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 다음달 30일 의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미르ㆍK스포츠재단 문제는 물론 법인세와 누리과정 예산, 노동개혁법과 서비스활성화법 등 곳곳에 ‘뇌관’이 도사리고 있어 예산안 심사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국 구도가 여소야대로 재편된 후 처음 진행되는 예산안 심사로 쟁점에 대한 정부ㆍ여당과 야권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예산안의 법정기한내 통과도 의문시되고 있다.
▶곳곳에 ‘뇌관’…법정기일 준수에 암운=정부는 재정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활력 극대화를 위해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 인구구조 변화와 복지지출 증가, 통일 대비 등을 위한 재정건전성 유지에 방점을 둔 것이다.
정부는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에 통과돼야 내년초부터 재정을 집행할 수 있다며 국회에 기한내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점이 앞당겨져 올해는 8월말에 제출했고, 국회는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재정전략협의회를 주재하면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둔 2017년 예산안이 연초부터 차질없이 집행돼 경제에 불씨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처리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연초부터 예산을 집행하려면 연내에 예산배분과 사업공고 등 사전준비를 해야하며, 이를 위해선 법정기한인 12월2일엔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인세나 누리과정 등 경제운용 방향에 대한 여야의 현격한 입장 차이로 이를 낙관하기 힘들다. 국회선진화법에선 예산안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규정돼 있지만, 야권이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에선 상황이 다르다.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야권이 표결을 통해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부결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예산안의 법정기한내 처리가 무산되고, 연말까지 확정되지 못하면서 재정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법인세ㆍ누리예산에 개혁법안까지=예산안의 최대 쟁점은 누리과정 예산이다. 누리과정은 ‘국가의 사무’라는 야권ㆍ지자체의 주장과, 이는 지방교육청의 고유업무라는 정부ㆍ여당의 주장이 4년째 평행선을 그리면서 이번에도 격돌이 예고된 상태다.
정부에선 이를 감안해 ‘지방교육정책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해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교실 등 특정용도로 사용하도록 내년 예산을 편성했다. 교육세를 별도로 떼 특별회계로 관리함으로써 누리과정 예산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도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근본적인 개혁이 아니라며 누리과정 예산을 별도 예산으로 분류해 국가가 집행하도록 이번에 명문화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세의 경우 ‘증세 없는 복지’ 논란과 맞물려 있다. 야권에서는 늘어나는 재정적자와 복지수요 등을 감안할 때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며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외에 지난 19대 국회에서 추진하다 무산된 노동개혁법안을 비롯한 개혁법안과 서비스산업 활성화법,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 경제활성화법도 논란이 불가피하다. 정국 구도가 여소야대로 바뀐 상태에서 이들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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