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씨 국정농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역정 최대 고비에 직면한 가운데 수사에 직접 응해야한다는 압박마저 거세지고 있다.

반면 박 대통령의 숙고는 장고로 접어들었다.

최 씨의 전격적인 귀국과 청와대의 검찰 압수수색 저지, 조직적 짜맞추기 의혹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본격 제기된다.

특히 새누리당 내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필요성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의원은 31일 “최순실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리고 법치주의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박 대통령도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어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이 불가피하다”며 “대통령이 수사에 응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논란이 있지만, 대통령은 필요하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게 맞다”고 했다.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정정당당하고 공명정대하게 이 사태에 임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면 직접 검찰에 부를 수는 없겠지만 서면조사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면조사를 거론했다.

여권의 이같은 인식의 배경에는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직접 대국민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국정쇄신안을 포함한 해법과 자신을 포함한 수사의지를 밝히지 않아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새누리당 지도부의 국정쇄신 요구에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당의 제안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ㆍ우병우 민정수석, 그리고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이재만 총무ㆍ정호성 부속ㆍ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사표를 수리했다.

또 새누리당 상임고문 회동과 시민사회 원로 면담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국정쇄신책 등 해법을 모색중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실장과 핵심 참모, 그리고 정계 입문 직후부터 항상 눈과 귀, 손과 발이 돼온 3인방의 부재로 외롭고 힘든 시간일 수밖에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박 대통령은 이 실장과 주로 논의해왔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힘들어지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이 외롭게 결단해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전날 물러난 김재원 전 정무수석도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험한 시기에 홀로 청와대를 빠져나오려니 마음이 착잡하다”면서 “외롭고 슬픈 우리 대통령님 도와달라”며 우회적으로 청와대의 적막한 분위기를 전달했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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