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지난 28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에게 일괄사표 제출을 지시하면서 최순실 씨 비선실세 논란은 책임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당초 언론을 통해 K스포츠재단과 최 씨의 관계에 의혹이 제기됐을 때만해도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도 9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줄곧 최 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응하지 않던 청와대는 지난 19일 최 씨 핵심 측근 고영태 씨가 “최순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박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일”이란 보도가 나오자 “말도 안된다”고 잘랐다. 그러나 최 씨 의혹이 날로 커져가자 박 대통령은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엄정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물론 미르, K재단 의혹은 부인했다.

청와대의 반발은 계속됐다. 이원종 비서실장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에서 최 씨의 연설문 사전열람 의혹에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력 부인했다. 박 대통령과 최 씨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사이는 맞지만 절친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두 재단 모금 과정에 개입했단 의혹은 받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역시 최 씨와 알지 못하며 ‘문화계 황태자’로 지목된 차은택 씨에 대해서는 “만난 적은 있지만 각별한 사이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모르쇠와 부인으로 일관하던 청와대가 바빠진 건 24일 저녁 JTBC가 최 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하면서부터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은 물론 공직자 인선 등도 미리 받아본 것으로 매우 강력하게 의심됐다. 다음달 청와대는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언급을 삼갔다.

입을 연 건 박 대통령이었다. 박 대통령은 JTBC 보도가 나온 지 20시간 만인 25일 오후 4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한 의혹은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봉건시대’ 발언을 한 이원종 비서실장은 26일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박 대통령이 후속조치를 숙고하고 있다며 커지는 논란과 그에 반비례해 침묵에 휩싸인 청와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수석비서관 전원에 사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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