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악재에 기승하는 공매도… 개미들에겐 공공의 적’

최근 한미약품 늑장공시 의혹과 연계된 대규모 공매도 세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5일 ‘유커 20%’ 감축 쇼크로 동반 폭락(-8~10%)한 화장품ㆍ여행ㆍ호텔관련주에도 공매가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루만 8~10% 폭락… 평소의 4~5배 공매도 쏟아졌다= 28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 25일 유커 20% 감축 소식에 하루동안 7% 이상 급락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에는 11만2909주, 389억원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이는 최근 한 달(9/27~10/25) 일평균 공매도 거래량(2만1288주)의 5배가 넘고, 공매도액으로는 증시 내에서 가장 많았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12% 내린 34만5500원에 장을 마감, 52주 신저가를 다시 쓰며 시가총액 상위 종목 10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화장품ㆍ여행주 폭락장에서 금액 기준 공매도 2위는 LG생활건강이었다.

공매도만 260억원에 달한 LG생활건강은 한달 평균의 4배를 웃도는 3만266주의 공매도 공세에 주가는 8.34%의 낙폭을 보이며 주저앉았다.

관광주인 호텔신라는 161억원의 공매도로 3위를 기록했다. 이날은 평소 거래량의 5배가 넘는 양(27만6515주)의 공매도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6.94% 하락했다.

이 밖에도 이날 아모레G(6만985주, 90억원) 공매도량은 평소의 3.8배, 코스맥스(6만1713, 74억원)와 잇츠스킨(1만545주, 7억원)은 4.5배, 리더스코스메틱(1만3155주, 3억원)은 4.2배, 에이블씨엔씨(2만5654주, 5억원)가 5.7배를 넘었다. 이들은 하루만에 주가가 8~10% 급락,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하나투어도 이날 평소의 2.8배에 달하는 3만2984주(21억원)의 공매도 공세에 밀려 8.04%까지 주가가 빠졌다.

▶주가 폭락, 원인은 악재 아닌 공매도?… 문제는 ‘낙폭’=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한국행 유커 수를 20% 감축했다는 악재가 전해지면서 화장품과 호텔, 여행주가 하락한 것은 당연한 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낙폭이다.

악재에 주가하락은 불가피하지만, 낙폭을 2~3배 키우는 원흉은 바로 공매도다.

최근 증시는 공매도 활성화 이후 악재의 강도와 실적 악화 전망에 비해 주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악재가 노출된 종목은 하루 주가변동폭이 10%를 넘는 일이 다반사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아무리 중국발 악재가 겹쳤다고 해도 화장품이나 관광주가 이렇게까지 빠질 종목은 아니다”며 “3~5%정도 낙폭은 예상할 수 있었지만,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8~10%까지 약 2배나 낙폭을 키운 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발 악재에 화장품 관련주와 관광주는 항상 공매도의 타깃이 돼 왔다.

특히 화장품 중소형주의 경우 개미투자자(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 종목으로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에 피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책 리스크로 내년 한국 방문 유커에 대한 기대치는 낮출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하지만 지난 25일 하루 동안 화장품 업종 지수가 8% 하락한 수치는 내년 한국 방문 유커가 전년 대비 20% 감소할 것이라 가정했을 때의 이익전망 변화보다도 더 크게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날 중국 소비관련주 하락폭의 절반 이상은 악재에 기승한 공매도 세력의 매물 폭탄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악재성 공시로 당일 주가가 18% 이상 급락한 한미약품의 경우 공매도 세력이 돈을 벌 수 있는 ‘황금어장’ 같은 하락장이 펼쳐지자 공매도 거래량은 전날(7658주)의 13배 이상인 10만4327주를 기록하며 폭증했다. 이날 공매도 물량은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