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들도 일손을 잡지 못하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종시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이번 사태의 실체가 얼마나 드러날지 관심을 기울이면서 현재 논의되는 내각 개편과 거국ㆍ중립내각 구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을 나누느라 뒤숭숭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각종 정책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고, 특히 핵심 결정권자의 결단력과 부처간 이견을 조율해 추진해야 하는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이나 노동시장을 비롯한 공공ㆍ금융ㆍ교육 등 4대 개혁, 서비스업 발전법 등 쟁점법안의 경우 핵심을 겉도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정권의 운명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세종정부청사의 한 공무원은 “공직생활 30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공직사회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병술국치’ 못지않은 ‘병신국치(2016년 병신(丙申)년의 치욕)’로 볼 정도”라고 공직사회의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고위공무원들은 정부 회의나 의사 결정 시스템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앙부처의 차관을 지내다 물러난 K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대통령이 수첩을 꺼내 어떤 사안에 대해 내용을 일일이 소상하게 말할 때 언제 저렇게 준비했나 놀란 적이 있었다”며 “시간이 갈 수록 뭔가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대통령이 회의에서 ‘동북아 미래…’ 이런 식의 큰 어젠다를 꺼낼 때는 뭔가 ‘쿵쿵’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타의에 의해 이슈를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 온다”고 말하며,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고위공무원들도 이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국회 국정조사의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위공직자 출신 A씨는 “K스포츠나 미르가 뭔지, 뭐하는 곳인지 국정감사장에 나오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불려나갔다”며 “언론을 통해 이름을 들었을 뿐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줄은 까맣게 모르고 공직을 수행했다”고 허탈해 했다. 그는 또 “내용을 보면 자신과 직결된 업무였지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통할해 의구심이 들었는데 내막이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일들이 다른 부처, 다른 업무에서도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무원들은 무엇보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거국ㆍ중립내각의 향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각 개편으로 총리와 부총리가 바뀌게 되면 이어 각 부처의 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새 정책방향을 수립해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새 장관이 오게 되면 그 스타일에 맞게 정책을 만들어 제시해야 하는데 공무원 조직은 그걸 충분히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새 내각도 내년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바뀌게 돼 그 정책이 얼마나 지속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