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ㆍ유은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회를 찾아 ‘국회 추천 총리’를 제안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여야의 태도는 극명했다. “대승적 결단”이라는 여당의 입장과는 달리 야당은 “90초 사과의 재판”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야당은 총리의 ‘내각 통할권’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요구하고 있어 총리의 권한을 둘러싼 청와대ㆍ여당과 야당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사진=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하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정세균 국회의장은 박 대통령과 회동에서 나온 의제를 논의하고자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긴급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추천 국무총리의 권한, 여야 대표-박 대통령의 영수회담 등 국정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야당의 입장이 정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영수회담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박 대통령의 제안은 명백하게 두 야당의 제안 전폭 수용한 것”이라며 야당의 입장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국무총리 ‘내각 통할권’에 국무위원 임면권도 포함되느냐는 야당의 의구심을 두고 “추가적으로 얼마든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사실상 새 총리가 전권을 가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영수회담 개최의 가능성을 놓고선 “야당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에서 야당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며 “우리가 공을 야당에게 찼는데 그걸 받아서 센터링할지 스루패스를 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탈당을 언급한 데 대해선 “그것은 새누리당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크게 논의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각 당의 총리 후보 추천인에 대해선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총리가 어떤 역할을 갖는지 알아야 (여야가) 추천할 것 아니냐”면서 “오늘 회동에서 거기까지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의 2선 후퇴를 바탕으로 한 총리 임명을 재차 강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총리에게) 얼마만큼의 조각권 주는지, (총리의 권한을) 얼만큼 존중하겠다는 건지 간섭하지 않겠다는 건지 명문화된 게 없어서 전혀 앞서갈 만한 이야기가 아니다”며 “이전보다 진일보한 측면이 있지만, 국민의 바람과 희망과는 너무 다른 형식이었다”고 말했다. 영수회담의 가능성 또한 “몇 가지 조건이 확인돼야 판단할 수 있다”며 유보했다.

국민의당은 박 대통령의 제안을 ‘꼼수 정치’라고 비판하고선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박 대통령을 겨냥해 “이것을 국회에 던져놓고 국회에서 합의하라고 하는 시간벌기용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통령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없다”며 “국민의당은 내일 아침 비대위원-의원총회에서 (이번 제안을) 보고하고 얘기를 하겠지만, 대통령의 이런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약 2시간 50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입장차만 확인한 여야는 추후 다시 만날 계획도 잡지 않았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추후 의원총회 등을 통해 박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test1025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