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과점주주 매각을 통한 민영화에 성공하면 본격적인 금융지주사로의 전환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효율적인 민영화를 위해 증권, 보험 등 알짜 계열사를 쪼개 팔았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그룹 시너지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민영화되면 현재 신한ㆍKBㆍ하나ㆍNH농협 등 4개 지주사가 5개 구도로 재편되면서 한층 더 치열한 영업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매각 절차 완료=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는 11일 오후 5시 우리은행 30%지분 매각에 대한 본입찰을 마감하고 14일 최종 낙찰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낙찰자가 선정되면 28일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수령도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늦어도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이사회를 개최해 지분 4%이상 매수자로부터 받은 사외이사 추천 후보를 확정하고 연말까지 임시주총을 개최해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연내 매각 관련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차기 행장 선임에 나서겠다는 게 공자위 계획이다. 최대한 경영공백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임기는 당초올해 말 까지였지만 이사회 개최, 행장추진위원회 절차 등으로 정기주주총회가 있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연장된 상태다.
▶새 이사회 꾸려지면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로= 새로운 행장이 선출되면 우리은행은 본격적으로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은행업 하나만으론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한ㆍKB금융 등 금융지주사들이 복합점포나 계열사 연계상품 출시 등으로 고객창출 및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지만, 자회사가 없는 우리은행으로서는 그동안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 최근 몇년 간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웠지만, 우리은행은 오히려 규모가 줄었다. 금융지주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당국도 규제를 개선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이로 인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행장도 지주사 체제로의 복귀 필요성을 수 차례 언급해왔다.
이 행장은 지난 8월 매각방안 발표 후 “정부 보유지분 30% 매각에 성공한다면 증권.자산운용사 등 자회사를 꾸려 지주사 체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중소형 증권과 보험사 인수를 첫 번째 과제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4~7개의 새로운 과점주주가 각각 사외이사로 우리은행의 경영에 참여하게 돼 이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시 투자자에게 높은 배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크다.
우리은행은 BIS 비율이 낮아 지난 상반기 중간배당을 하지 못했다.
2014년 지주 체제 해체로 기존 자회사가 은행에 편입되면서 BIS비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시 지주사로 전환한다면 BIS비율 상승은 물론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수익률이 증가할 수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정부 측에서 이미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은행 BIS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안다”며 “매각이 성공할 경우 지주사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우리금융으로 5개 지주사 경쟁 구도가 형성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우리금융이 그룹 시너지를 내면서 업계 3위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비대면영업과 그룹시너지창출, 해외진출을 놓고 금융지주사간 실적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황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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