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최순실(60) 씨 모녀에게 특혜성 지원을 한 의혹에 휩싸인 삼성전자 박상진(사진.63) 대외담당 사장이 19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고 13일 오전 귀가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조사실에서 나온 박 사장은 ‘독일에서 최 씨 만났나’, ‘최 씨 회사와 계약한 이유가 뭔가’, ‘이재용 부회장도 계약 사실을 알았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검찰청사를 떠났다. 박 사장은 대한승마협회장도 맡아 삼성이 최 씨 모녀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박 사장을 상대로 자금 지원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기업 53곳의 송금 자료와 최 씨가 한국과 독일에 설립한 회사들의 자금 거래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삼성 측이 최 씨의 독일 회사 ‘비덱(Widec) 스포츠’에 280만유로(당시 환율 기준 약 35억원)를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해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돈은 지난해 9∼10월께 비덱의 예전 이름인 ‘코레(Core) 스포츠’로 송금됐으며, 국내 은행을 거쳐 독일 현지 은행의 회사 계좌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 계약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 대가성 자금 지원성격이 아니냐는 의심이 뒤따랐다. 계약 당시 박 사장이 직접 독일로 건너가 최 씨와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금액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의 딸 정유라(20) 씨는 삼성의 후원 아래 전지훈련을 하고 말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이 작년 5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공단의 지지를 이끌어내려고 현 정부 ‘비선실세’ 최 씨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맞물렸던 합병안은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지난 8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과 대외협력단, 대한승마협회 등을 압수수색하고 황성수 삼성전자 대외협력스포츠기획팀장(전무) 겸 승마협회 부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