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요구 거절해 사실상 ‘경질’ 의혹 제기돼

미르 재단에도 10억원 출연…출연 경위도 조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현 정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압박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는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조 회장을 상대로 조직위원장 사퇴 경위를 비롯해 미르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배경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5월 돌연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물려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기 위해 사퇴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면엔 최 씨와의 갈등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가 스위스 회사 누슬리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설 공사를 맡기라고 조 회장에게 지시했지만 이를 거부한 것이 결정적인 사퇴 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건설 관련 업체인 누슬리는 올해 3월 최 씨 소유의 더블루K와 협약을 맺은 업체다.

결국 최 씨 측의 요구를 거부한 조 회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 회장에게 ‘경질 통보’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최 씨가 운영을 좌지우지한 미르 재단에도 10억원의 출연금을 냈다. 검찰은 조 회장을 상대로 기금 출연경위와 강제성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지원하는 대기업 총수 17명을 청와대로 불러 간담회를 한 뒤 별도의 개별 면담을 진행한 7명의 총수 중 한 명이다. 이날 검찰 조사에서 당시 개별면담 내용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는 ‘독대’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별수사본부는 당시 개별면담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창근 SK수펙스 의장을 전날 오후부터 이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날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