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 지나도 틀린 분석… 말 바꾸는 트럼프에 증권사도 죽을 맛’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주창했던 공약에서 한 발 후퇴하거나 말을 바꾸기 시작하면서 증시예측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자 애널리스트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14일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내 악재도 예측이 어려운데 이번 트럼프 당선과 같은 커다란 ‘블랙스완’의 경우 해외 시장 지표나 외신 보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트럼프 후보 자체가 계속 말을 바꾸며 워낙 불확실성이 큰데다 외신보도와 더불어 시장 지표 자체도 하루 사이 반전을 거듭하고 있어 하루하루 의견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실제로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도 트럼프 당선 직후 9~10일에는 “연내 금리 인상이 힘들다”는 증권사 리포트가 쏟아졌지만 바로 다음날인 11일 “예정대로 올릴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급격한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는 분석으로 뒤집혔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위원회(Fedㆍ연준) 의장이 오바마 행정부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비판했지만, 최근에는 자신을 ‘저금리 인사’(‘low interest person’)라고 언급하면서 저금리 정책을 지향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장 지표도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된 10일(현지 시간) 금융기관 간 초단기 오버나이트 금리인 OIS(overnight index swap)를 기준으로 전망한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 82%에서 50%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은 81.1%로, 전날(71.5%)보다 크게 올랐다.

트럼프의 경제정책도 오락가락 혼선을 거듭하며 통화정책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 중 하나인 인프라 투자 공약이 실현될 수 있는지 미지수인데다 중국에 4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지만 “와전됐다”며 번복하기도 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통화정책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발언으로 인해 국 금리 인상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후보 자체가 불확실성을 크게 내제하고 있어 단기적 예측은 빗나갈 수 있다“며 ”리포트를 바탕으로 트럼프 의존 수혜주 등 테마주에 걸기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펀더멘털 중심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트럼프 후보의 공약과 당선 이후 실제 집행하는 정책은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리 실물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