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올 3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기업의 매출이 뒷걸음질치면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5일 코스피에 상장된 12월 결산 법인(금융업 제외) 가운데 분석 가능한 511개사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기업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186조27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49%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1조9621억원으로 11.67% 늘고 순이익은 68조3671억원으로 10.7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7.75%와 5.76%로 각각 0.84%포인트, 0.59%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부진에 산업 경쟁 약화로 외형성장이 뒷걸음질한 가운데 비용 절감 등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을 늘린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 증가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년에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충격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와 현대ㆍ기아차의 파업 장기화로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부분이 크다”며 “상반기와 달리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분기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전반적으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2분기를 정점으로 실적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갤럭시노트7 사태 영향을 받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매출(1037억7390억원)은 0.68% 줄고 영업이익(71조9422억원)과 순이익(52조7290억원)은 각각 15.88%, 14.94% 늘면서 전체 상장기업의 기조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분석 대상 기업의 연결 기준 3분기 말 부채비율은 112.37%로, 작년 말보다 6.48%포인트 낮아졌다.

511개사 중 428곳(83.76%)이 순이익을 냈고 83곳(16.24%)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지속 기업은 44곳, 적자 전환기업은 39곳이다.

반면에 흑자 지속 기업은 373곳이고 흑자전환 업체는 55곳이다.

개별ㆍ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분석 대상 629개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745조8973억원)은 작년 동기보다 2.47% 줄었다.

이들의 영업이익(51조3340억원)은 1.38% 늘었지만 순이익(44조4864억원)은 5.52% 감소했다.

금융업종에 속한 50개사의 개별ㆍ별도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59%, 10.28%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은행업의 영업이익이 47.94%나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업은 34.85% 줄고, 보험업도 3.98% 감소했다.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 매출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구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한 한계로 지적됐다.

외형 성장이나 판매 증가보다는 원가 절감과 구조조정 등 불필요한 축소를 통한 이익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성장이 담보돼야 이익 개선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장사가 안 돼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을 내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이어졌다”며 “그러나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 증가는 내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도 “마른 수건을 쥐어짜는 식으로 비용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 등이 이번 분기에 특별히 불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683곳의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99조3913억원으로 5.19% 늘고 영업이익(5조5345억원)도 4.19%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3조4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39%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57%로 작년 동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3.42%로 0.73%포인트 낮아졌다.

683개사 가운데 472곳(69.10%)은 흑자를 냈고 211곳(30.90%)은 적자를 기록했다.

개별ㆍ별도 재무제표를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 937곳의 3분기 누적 매출은 0.58%늘었다.

반면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0.57%, 13.2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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