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돈쓰기’가 소비의 새 흐름 -싼게 비지떡 아닌, ‘싼데 엄지척’ 선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미국의 인기 래퍼 드레이크의 2011년 곡 모토(The Motto)에는 “인생은 한 번 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You only live once:that’s the motto YOLO)”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작은 일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없이 즐기며 살아가라’는 의미를 담은 이 구절은 드레이크의 인기를 타고 전 세계롤 퍼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을 홍보하려 만든 비디오에 등장하고, 한국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에도 소개됐다.

최근 욜로는 현 시대의 소비트렌드를 반영하는 용어로도 자리잡았다. ‘후회없이 인생을 즐겨라’라는 의미를 담은 욜로는 분명 무분별하게 인생을 소비하는 ‘한탕주의’와는 다른 개념이다. 그보단 더욱 합리적이고 긍정적이다. 과거나 주위에 연연하기 보다는 나를 위해 소비하는 것,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한 충실한 저축 보다는 내가 오늘을 보내기 위해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욜로(YOLO)적 소비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욜로 시대의 소비 패턴을 ‘시즈 더 데이(Seize the day)’와 같은 개념이라고 말한다. 감각지향적이고 현재지향적이다.

▶급(急)여행이 당길 땐, 가야지=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는 욜로적 소비방식이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타임커머스 앱’을 꼽았다. 타임커머스 앱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여행과 공연ㆍ외식상품, 호텔상품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타임커머스 앱을 이용하면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여가를 쉽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되레 빨리사는 것보단 마감에 임박해서 제품을 사는 게 가격이 저렴하다.

세일투나잇, 데일리호텔이나 땡처리닷컴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쇼핑채널과 소셜커머스가 타임커머스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활동분야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지난 6월 판매한 땡처리항공권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급증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올 상반기 자유여행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했다. 위메프도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자유여행 관련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체험형 매장에서 “쇼핑을 욜로하라”=욜로적 소비방식은 체험형 매장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대형마트업계가 ‘직접 물건을 사보고 즐기는’ 공간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를 점포에 적용했고, 소비자들은 여기에 응답했다. 대형마트에는 최근 특화매장과 전문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는 유기농 라이프스타일 전문 매장인 ‘해빗(Hav’eat)’, 최신 잡화 상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테마형 잡화 편집샵인 ‘잇스트리트(It.Street)’를 내놨다. 이마트는 인테리어 체험형 매장인 메종티시아와 체험형 가전매장인 일렉트로마트를 출범한 상태다. 신세계그룹이 서울 근교에 선보인 ‘미국형 체험형 쇼핑몰’인 스타필드 하남은 매일 방문객수를 경신하고 있다.

▶“비싼 것보다는 가성비”=또 욜로세대는 비싼 상품보단 저렴하면서도 제품의 성능이 뛰어난 상품을 찾고 있다. 예전처럼 명품 의류라는 이유로 무조건 구매하거나, 메이커 스포츠 웨어라고 아무 생각없이 사고보는 방식에서 탈피했다.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싼 게 비지떡이 아니라, 싼데 엄지척인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라고 최근의 가성비 선호 현상을 분석했다.

소비자들은 소셜미디어(SNS)와 블로그를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괜찮은 상품이다 싶을때는 이를 소비한다.

올해 여행 성수기이던 지난 7~8월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ㆍLow Cost Carrier)들의 탑승객수는 전년 동기대비 30% 증가했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88%이상의 높은 기내 탑승률을 기록하면서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 비와이폰은 저렴한 가격에도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며 9월 한달에만 하루평균 500대 이상 판매됐다.

서울대소비트렌드분석센터 측은 욜로세대에 대해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시대에 (등장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결과”라고 했다. 이어 “고도성장기에는 가계경제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처럼 이자와 물가가 낮은 상황에서는 무언가 아끼고 희생하며 투자한다는 것은 부질없이 느껴지는 것”이라며 욜로세대의 소비 성향에 대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