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2017년 원유와 금의 키워드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의지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맞붙는 가운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투자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유럽발(發) 정치적 불안정이 겹쳐 갈수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원유…사우디의 감산 의지 vs. 미국 셰일가스 =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내년 1분기까지 배럴달 45~55달러, 연말까지 50~60달러의 박스권 등락이 전망된다.

우선 사우디의 감산 의지는 유가의 상승세를 이끌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사우디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2% 둔화로 예측하는 상황에서 저유가는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를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는 지난 2014년 8월 7458억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올해 8월에는 5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유지할 경우 사우디의 외환보유고는 매년 800억~1000억달러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원유ㆍ석유제품 수출이 46% 감소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경상수지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한 점 역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미국의 셰일오일이 향후 원유시장의 주류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유가의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통적 유정의 고갈과 무관하게 셰일오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석유가 사실상 무한자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셰일오일과의 시장점유율 경쟁 과정에서 유가 폭락 장세 연출됐다”며 “셰일오일이 있는 미국이 새로운 가격 결정권자의 지위를 획득하며 원유시장 구조 재편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원유 생산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 OPEC 감산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국제유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미국 내 화석연료 개발 및 생산 확대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원유에 대한 투자로 ETF(상장지수펀드)를 주목한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EO(iShares US Oil & Gas E&P ETF), XOP(SPDR S&P Oil & Gas E&P ETF)는 미국 셰일오일에 투자하는 대표적 ETF”라며 “주가는 올해 2월의 저점 대비 40~50% 상승해 시장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여전히 시장 대비 저렴해 추가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 금…내년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상승 = 금은 내년 1분기까지 온스당 1150~1250달러 내에서 등락하다 이후 금리 안정 여부에 따라 연말 1400달러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물가 상승 압력은 금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세로 상품 가격이 오르고,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등 재정 지출 확대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고압경제(high pressure economy)’ 기조로 물가상승이 일어날 전망이다.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 투자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금은 물가가 오를 때 함께 가격이 올라, 금 보유를 통해 인플레이션에 의한 가치하락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내년 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연중 금 가격이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3월에는 본격적으로 리스본 조약 50조가 발동되면서 브렉시트 관련 협상을 개시된다.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도 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여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금의 상승을 대비해 역사적으로 금과 은은 동일한 가격 방향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금과 은을 동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다만 지난 2006년 이후 금이 상승할 때 은이 평균적으로 2배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했다는 점에서 금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은의 강한 변동성은 큰 리스크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투자대상으로서는 금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상장된 금 ETF나 파생결합증권(DLS)를 중심으로 연말에 매수해 내년 말까지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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