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폭리’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올라 기본금리를 올렸다는 입장이지만 여기에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금리 상승폭을 넘는 대출금리를 받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대출금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은행권 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점검에 나섰다.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올리고=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우대금리와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나섰다. 우대금리는 줄이고, 가산금리는 높이는 식이다. 두 금리 모두 산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사실상 은행이 마음대로 정하는 금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기준금리가 아니라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은행들이 우대ㆍ가산금리 변동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19일부터 자유입출금식 통장인 ‘U드림Ready高(레디고)’ 통장의 기본금리를 연 최고 2.4%에서 연 최고 1.2%로 우대금리를 연 최고 0.7%에서 연 최고 0.3%로 낮춘다.
KB국민은행도 다음달 10일부터‘ KB★Story통장’과 ‘KB연금우대통장’의 우대금리를 각 2%에서 1%로 내리기로 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2일 ‘KB골든라이프연금우대통장’과 ‘KB연금우대통장’의 우대금리를 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국민APT생활통’장 우대금리도 0.1%포인트 낮아졌다.
우리은행도 지난 11일부터 우대금리 혜택을 대대적으로 축소했다. 그동안 ‘우리웰리치 주거래직장인대출’을 받는 고객에 대해 첫 거래이거나 청약저축통장에 가입했을 경우 대출금리를 0.1%포인트씩 깎아줬지만 이 우대금리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우리신세대 플러스론’ 대출상품에 대해서도 취업축하 우대금리, 특정 업종 재직자에게 제공하던 0.1%포인트의 금리우대 요건도 삭제했다. 내달 1일부턴 국토교통부의 ‘디딤돌대출’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우대금리도 연 0.5%포인트에서 연 0.2%포인트로 축소된다. 디딤돌 대출은 부부 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7000만원)인 무주택 가구주가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읍ㆍ면 지역은 100㎡)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2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다. 현재 디딤돌 대출의 금리는 연 2.1~2.9%로 우대 금리가 축소되면 20년 만기 2억원을 대출 시 기존보다 연 평균 60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반면 가산금리는 오르고 있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조달비용ㆍ고객신용도ㆍ적정이윤 등이 감안돼 산정되는 금리다.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진 금리가 소비자들이 실제 대출시 적용받는 금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6개 은행 분할상환형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12월 1.205%에서 올해 5월에 1.24%로 오른 데 이어 9월 1.42%까지 치솟았다.
비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도 올랐다. 지난 9월, 시중 6대(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ㆍIBK기업)은행이 빌려준 개인 신용대출 중 신용등급이 높은 1~2등급 대출자에 대한 가산금리는 1.59~2.17%였다.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전인 5월(1.55~2.14%)보다 올랐다. 같은 기간 고(高)신용자의 마이너스 통장에 붙이는 가산금리도 1.89~2.86%에서 1.99~2.92%로 상승했다 .중소기업에 100% 보증서 담보대출을 해줄 때 붙이는 가산금리도 지난 2분기 1.47~1.74%에서 3분기 1.50~1.87%로 상승했다.
▶은행 예대마진은 늘고…부담은 서민 몫=그 결과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증가세다. 사상최저 저금리에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6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이자 이익은 6조81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 늘었다. 신한ㆍKB국민·우리·KEB하나 등 4대 은행은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초과했고 누적이익만 각 1조원을 넘어섰다.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버티는 이유는 저금리이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 금리까지 오를 경우 부실 우려는 더욱 커질수 밖에 없다. 가계부채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차주의 대출행태 분석 및 도산확률 추정’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3% 오르고, 주택가격이 15% 하락하게 되면 현재 잠재적 도산대출자 비중이 0.75%에서 1.13%로 50%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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