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세 강화에도 불구하고, 대형 그룹주(株)의 희비는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에 힘 못쓰던 삼성, 아모레퍼시픽 등의 그룹주 주가는 반등하는 반면, 현대자동차 그룹주의 주가는 하락했다.
▶ 외국인 순매수로 ‘전환’…‘최순실’과 ‘사드’에 울던 그룹주에 ‘단비’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들어 중순까지 1조8512억원을 순매도 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17일 이후부터 전날까지 1조4955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최근 3거래일간 9274억원을 순매수하며 거센 매수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순매수세로의 전환에 ‘최순실’과 ‘사드’에 울상짓던 대형 그룹주의 숨통이 그나마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한 불공정 의혹이 불거지며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4830억원(11월1일~11월24일 기준) 감소했던 삼성 그룹의 경우 최근 3거래일간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이 8조4510억원 증가했다. 앞서 29일 삼성전자가 올해와 2017년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지주사 전환에 대한 검토 역시 공식화하자, 외국인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됐다.
최근 중국의 한류 금지령(한한령ㆍ限韓令)에 휘청이며 10% 넘게 하락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종목들도 이 기간 외국인 시가총액이 1174억원 증가했다.
▶ 현대차그룹 수출株…외국인도 ‘조심’ = 최근 3일 동안 외국인은 현대자동차 그룹주에 대해 4015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9% 하락했고, 매출은 5%가량 감소한데다 세계 자동차시장의 구매력 악화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트럼프가 중국과 멕시코에 각각 45%,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보호무역주의가 부각되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멕시코는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주력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있어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현대차 등 수출주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 수출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의 통화가치가 함께 떨어지는 것이 향후 수출 개선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대선 이후 원ㆍ달러 환율이 2% 넘게 상승하는 동안 엔ㆍ달러 환율은 8% 넘게 급등했다.
▶ 신흥국 중심의 外인 자금 ‘유출세’…한국은 전반적으로 자금 ‘유입세’ = 지난주 한국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에 10월 말 이후 처음으로 14억3900만달러가 순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신흥국 시장의 자금 이탈세와 대비되는 양상이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선진국 펀드로 70억5000만달러가 유입되는 동안, 신흥국에서는 19억달러가 유출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3주 동안 북미 지역 주식형 펀드로 자금 유입세가 가속화되는 한편, 신흥국에서는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유지된 자금 유입세가 멈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들의 신흥국의 자금 이탈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대한 자금 유입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달러화 대비 통화 약세가 다른 신흥국보다 심하지 않아서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국내 주가가 많이 빠지고 삼성이나 SK 계열사 등 대형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외국인 매수에 영향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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