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살아있는 피아노의 전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와 보브카 아쉬케나지 부자가 공연을 펼친다. 오는 2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30일 금산 다락원, 3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아쉬케나지 듀오 피아노 리사이틀이 열린다.

지난해 ‘The Pianist’라는 부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했던 피아노 페스티벌이 올해는 ‘The DUO’라는 부제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것이다. 아쉬케나지 듀오의 내한공연은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는 누구나 인정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피아니스트다. 20세기를 풍미했던 많은 피아노의 거장들이 떠나고 없는 지금, 그의 콘서트 무대는 매우 의미있고 값진 역사적인 현장이다. 77세인 그는 이제 기교를 초월하여 연주 모습 자체만으로도 농익은 예술적 향기와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 되었다.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이제는 다시 피아니스트로 우리 앞에 선 아쉬케나지는 손가락 관절염으로 무대 위에서 피아노 연주를 중단해야 했지만 지난 2011년 (1998년 내한 리사이틀 이후 13년 만에) 피아니스트로 우리 앞에 나타나 예의 전설적인 피아노 연주를 선보였다. 그가 이제 다시 아들과 함께 3년 만에 한국을 찾아 새로운 레퍼토리로 클래식 팬들을 만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아버지 블라디미르와 함께 듀오를 연주하는 보브카 아쉬케나지는 아버지와 함께 지난 2005년 스타인웨이 125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에 서서 큰 호응을 얻은 이래로 공연과 레코딩을 이어오고 있다. 2009년에는 프랑스 작품을 수록한 음반을 냈으며 세계 연주 투어도 함께 다녔다. 두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보다는 호흡이 잘 맞는 동료 음악가로 서로를 인식한다.

보브카는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음악가다. 보브카는 피아노 연주뿐 아니라 편곡 실력도 뛰어나다. 이번 공연에서는 보브카 자신이 편곡한 보로딘의 오페라 ‘이고르 공’ 중에서 ‘폴로베츠인의 춤’을 아버지와 함께 듀오로 연주할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지난 내한공연 때의 레퍼토리에 비해 한국 팬들에게 좀더 친숙한 곡들이 연주된다. 전반부에서는 슈베르트와 브람스 등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독일음악의 진수를 들려주고, 후반부에서는 스트라빈스키와 보로딘 등 연주가들의 고국인 러시아의 위대한 작곡가들의 작품들로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특히, 보통은 관현악으로 연주되곤 하는 스트라빈스키의 걸작 ‘봄의 제전‘을 두 대의 피아노로 듣는 이색적인 무대가 공연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번 세월호 참사를 겪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뮤직테라피 성격의 추모곡도 준비했다.

이번 공연은 금난새가 해설을 맡아 화제를 모은다. 그의 해설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마에스트로가 자신의 콘서트가 아닌 피아니스트의 콘서트에 초대되어 해설을 맡는, 매우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다.

서병기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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