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2월이 오고 2016년도 저물어 간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3년의 중장기 전시계획을 수집하느라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낸 것 같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는 무엇이 달라질까. 우선 미술사에서 다뤄야 할 중요한 주제에 따라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 3관의 통합적인 전시를 마련했다. 과천관은 ‘세계 속의 한국현대미술사 정립’, 덕수궁관은 ‘한국근대미술사 및 근대성 정립’ 그리고 서울관은 ‘폭넓은 동시대미술 수용‘으로 관별 정체성에 맞춰 세부 전시들을 구성하고, 각 관의 특수성을 반영한 프로젝트도 개발하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으로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아시아 기반 글로벌 맥락에서 새롭게 정립하여 전통-모더니티-동시대를 연결하는 미술사의 축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국제적인 미술관과 협력하는 전시와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다.

전시 기획의 방향도 달라진다. 이를테면 서구(미주, 유럽) 중심, 남성 중심의 근현대 미술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중동, 아시아, 여성 등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비서구, 비주류 미술을 고찰하여 기존의 미술사를 재정립, 재서술 하고자 한다. 또한 현대미술의 크로스-장르적인 성향들을 드러내는 건축, 디자인,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다루는 전시들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제기되는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담론들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2017년에 열리는 UIA(Union of International Architects)와 서울도시건축국제비엔날레에 맞춰 준비하는 1990년대 이후 한국건축운동에 관한 전시가 그 예이다. 이와 함께 현대미술사에 중요한 획을 그어온 리처드 해밀턴, 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전시로 미술과 사회, 미술과 대중 등 현대미술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고찰하고, 이들의 작업이 현대미술에 미친 영향 관계를 추적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또 하나 크게 달라지는 점은 소장품 전시의 부활이다. 소장품 연구, 수집과 전시를 연계하는 다양한 주제전과 1년 정도의 장기 소장품 전시를 과천관과 서울관에서 개최하며, 기증 작가·자료 전용 공간을 과천관에 확보하여 상설 전시함으로써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을 모색한다.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생존하는 ‘작가’를 통해 살펴보는 취지로 회화, 판화, 조각, 공예, 사진, 건축의 6개 분야, 총 23명을 선정하여 2014년부터 개최해 온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가 내년에는 송번수(공예), 심문섭(조각), 윤승중(건축), 한정식(사진)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한국 퍼포먼스 아트 50주년을 맞아 몸의 ‘사회적 수행성’의 사례를 조명하는 국제기획전도 있고, 아시아 현대미술의 형성 과정, 미래적 비전, 아시아와 서구미술의 비교 및 상관성을 보여주는 전시는 2018-2019년에 일본, 한국, 싱가포르를 순회할 것이다.

2017년에도 세계무대를 향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것이다. 기대가 큰 만큼 어깨도 무겁다. 국립미술관으로서 미술계의 건설적인 비판에 보다 귀 기울이며, 더욱 더 모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