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계가 분당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이 1차 분기점이다. 이정현 대표가 21일 사퇴를 공언한 마당에, 향후 비상대책위원회 수립 및 대야(對野) 협상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반드시 이 자리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당 대표 궐위 시에는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는다. 뺏기면 죽고, 뺏으면 사는 백척간두의 승부다. 결국, 13일 탈당과 신당 창당을 암시한 비박계 구심점 김무성 전 대표의 행보도 여기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분당의 바로미터다.>

▶친박 모임 공식 출범 vs 비박 모임 외연 확대, ‘세 대결’ 본격화=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의 세(勢) 대결이 원내대표 경선(16일)을 사흘 앞두고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친박계 주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은 13일 오후 창립총회를 열었다.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위기 앞에 국민과 당을 분열시키는 배신의 정치, 분열의 행태를 타파하고,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과 당원이 주인 되는 ‘재창당 수준’의 완전히 새로운 보수 정당을 만드는 것에 매진하며, 어떤 희생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언문에 언급된 ‘배신의 정치’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당시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판하며 사용한 표현이다. ‘분열의 행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5년 단임제 제왕적 대통령제의 구조적 폐해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적 이해를 배제하고, 국가와 국민만을 위한 ‘국가 개조 개헌’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친박계 의원들은 지난 11일 밤 여의도에서 긴급 회동, 비박계의 비상시국위원회에 맞서기 위한 ‘구당 모임’ 결성에 의견을 모았다. ‘당내당’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모임에는 전날까지 현역 의원 55명을 비롯해 130명이 이름을 올렸다.

비박계는 친박계의 이런 움직임에 대응해 비상시국위원회 해체 및 외연 확대를 선언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따른 당 위기 타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12명의 대표자를 비롯해 원내외 인사 약 80명으로 출범한 지 약 한 달 만에 ‘발전적 해체’를 선언한 것이다. 비상시국위원회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시국위는 오늘 해체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많은 의원이 저희 뜻에 동참하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 많은 의원, 당원들과 함께하고자 발전적으로 새로운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했다. 중도성향 원내외 인사들까지 포섭해 친박계와 정면대결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황 의원은 또 정치권 안팎에서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과 분당을 주저하는 것이 ‘당 재산을 둘러싼 싸움’이라는 해석을 내놓는 데 대해 “저희는 새누리당 재산의 단 1원도 가질 생각이 없다”며 “저희가 당의 중심이 되면 당 청산과 해체를 포함한 혁명적인 쇄신 과정을 만들어낼 것.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 재산을 국민과 사회에 헌납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