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사흘 앞둔 지난달 25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서 ‘폭탄발언’을 했다. “교과서 검토본은 예정대로 공개하되 현장 적용 방안은 강구해 보겠다.” 국민 67%의 반대여론에도 강하게 밀어붙인 ‘내년 3월 신학기 일괄 적용’ 방침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청와대와 교감없이 한 발언이었고, 사실상 단일화 포기 선언이었다.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절정을 치닫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발의가 거론되던 시기였다. 청와대는 당연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 부총리는 청와대와 협의 후 기자간담회서 다시 강경 기조로 돌아섰다. “국정화 철회는 없다.”
하지만 오히려 현장검토본 공개 이후 각종 오류와 문제점이 지적되고 박근혜 대통령의 ‘효도 교과서’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현장 적용 1년 유예와 국·검정 혼용 방안 등 2~3가지 대안을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이 부총리도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특별위와 면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시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9일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 이 부총리의 스탠스는 또 달라졌다. 13일 국회 교문위서 “교과서 1년 유예 등을 검토한 바가 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행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국정화를 지지해 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출범과 무관치 않다는 게 교육계 분석이다.
시민단체들은 한 나라의 교육 수장이 보이는 행보로는 믿기지 않는다며 분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태생적으로 정치성을 띤 국정교과서가 급변하는 정치 환경에 휘둘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역사교과서는 정치적 상황과 전혀 무관하게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한 이 부총리의 말이 공허하게 느껴진다.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이 부총리도 지난 3주간 변함없이 강조한 말은 하나 있다. “현장의 혼란을 막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추진하겠다.” 그러나 이미 학교 현장은 혼란을 넘어 패닉상태이며, 국민을 납득시킬 ‘골든타임’마저 놓쳐버린 분위기다.
anju1015@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