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파이터 역할 수행하던 한은 일단 반색
4분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에 물가만 올라
소비자 민감도 높은 체감물가 고공행진에 휘청이는 가계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상승 영향으로 수출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가 크게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상승률 또한 10월과 지난달 2개월 연속 연중 최고 수준인 1.3%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환율과 유가 등을 기반으로 오래 지속되던 저물가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이 식료품과 신선식품 등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체감 물가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4분기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수출과 내수 등 경기 불황 속에 물가만 올라 소비자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6년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는 79.74로 집계돼 10월 77.89보다 2.4% 올랐다. 11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로는 3.6% 뛰었다. 수입물가지수는 9월 0.2%, 10월 4.4%로 각각 상승한 데 이어 석 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는 원재료는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중간재는 제1차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3.4% 올랐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전월 대비 각각 1.6%, 2.1%의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달러당 1161.64원으로 10월(1125.28)보다 3.2% 올랐다.
이런 상승 기조는 12월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던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토대로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OPEC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열린 총회에서 내년부터 회원국들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8년만의 감산 결정이다.
수출입물가에 이어 소비자물가 또한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올랐다. 이는 올해 2월(1.3%)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던 10월과 같은 수준이다.
이로써 지난 9월(1.2%)부터 1%대에 올라선 소비자물가는 3개월 연속 1%대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지속됐던 0%대의 상승률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물가를 1%대로 끌어올린 건 신선식품의 영향이 컸다.
11월 신선채소 물가는 1년 전보다 15%나 뛰었다. 세부 품목별로는 배추(82.1%)와 무(120.7%), 풋고추(62.4%), 파(41.6%) 등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생활물가지수도 지난해 11월보다 1.1% 올랐다. 이는 2014년 7월(1.4%)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식품 물가가 1년 전보다 3.7% 뛰었고 전ㆍ월세 포함 생활물가는 1.3% 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물가설명회를 열며 저물가 방어에 집중해 온 한국은행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지난해 말 올해부터 2018년까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2%로 설정했는데 현재 물가는 11개월 연속 목표치를 ±0.5%포인트 이탈한 상황이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OPEC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에 따른 유가 상승압력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면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가시화되고 유가의 기저효과가 극대화되는 내년 1분기 물가 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물가 상승 기조를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도 나온다.
저성장 속에 자산가격의 상승을 동반하지 않은 채 서민들에게 민감한 체감물가를 중심으로 물가만 오르고 있어 가계의 고통만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은 4분기 한국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현대경제연구원은 4분기에 0%대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또한 4분기 성장률을 0%대 초반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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