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자살보험금을 미지급한 빅3 생명보험사가 금융감독원의 압박에 결국 보험금 지급을 검토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한화·교보생명은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소명자료를 통해 자살보험금 일부 지급 또는 지급 검토 의사를 밝혔다.
교보생명은 “2011년 이후 청구된 재해사망보험금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급 기준을 2011년 1월로 잡은 것은, 이 시기부터 보험업법상 기초서류 준수 의무가 보험사에 지워지기 때문이다. 이 의무는 고의적으로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거나 지급하지 않은 경우 업무정지 명령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 9월 대법원이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판결을 거스르지 않는 대신에 이 규정을 근거로 생보사들에 예정 제재 조치를 통보한 바 있다.
금감원이 통보한 징계 수위는 기관에 대한 영업 일부 정지와 인허가 등록 취소, CEO 등 임직원에 대한 해임 권고와 문책 경고가 포함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에 알리안츠생명이 먼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며 ‘백기’를 들었고,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남은 ‘빅3’는 소명서 제출 기한을 지난 8일에서 16일로 연기했다.
결국 교보생명이 이날 소명서를 제출하면서 일부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면서, 보험업계가 한 발 더 물러서는 양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도 지급을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이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소명서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생명은 “기초서류 준수 의무가 부과되는 건에 대해 처리 방안을 더 검토해 추가 의견을 내겠다”고 금감원에 밝혔고, 삼성생명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지급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넣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제출한 소명서를 참고해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제재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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