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재기에 나선 김선용. [사진=채승훈 기자]
13년 만의 재기에 나선 김선용. [사진=채승훈 기자]
지난 20일 열린 16강 대진 추첨식에서 말끔한 수트를 입고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사진=채승훈 기자]
지난 20일 열린 16강 대진 추첨식에서 말끔한 수트를 입고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태원 기자] "나이 들었다고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칠 겁니다."김신용(마블복싱스퀘어)은 1980년 1월 16일 생으로 올해 36세다. 이번 대회 예선(32강)에 출전한 선수 중 최연소였던 최한민(17 아트복싱)과는 무려 19년 터울이다. 프로데뷔 연도가 2003년이었으니 강산이 적어도 한 번은 변했다. 프로무대에 발을 들인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김신용은 통산 6경기(3승<2KO> 3패)밖에 치르지 않았다. 공백기가 있었던 것일까. 그는 "대학교 4학년 때 먹고 살 걱정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때가 신인왕전 치른 다음해였는데, 결국 취직을 위해 복싱을 그만뒀습니다."글러브를 내려놓은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 산업부에서 또 다른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각의 링을 잊지 못했다. "회사 일이 진짜 지겹고 따분했어요. 예전부터 그만두겠다고 다짐했는데 10년을 채웠어요. 결국 지난해에 그만 뒀죠." 실직 아닌 실직을 하게 된 김신용은 용산에 체육관을 차린 후 한동안 회원 관리에만 몰두했다. "몸이 근질근질했어요. 복싱을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불과 몇 달 전의 일이다. 공백기가 워낙 길었던 탓에 그의 몸은 선수 때의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운동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가량 됐는데 팔꿈치, 손목, 어깨, 갈비뼈 등 안 아픈 데가 없어요. 그래서 병원도 다니고 있습니다." 흘러간 세월이 야속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둔 아빠 복서.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컸다. "되도록이면 가족을 부르지 않을 생각이에요. 물론 아내에게는 귀띔했지만 부모님께 대회 출전을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괜히 걱정하실까봐서..." 그래도 승리 시에는 당당히 녹화중계로 경기 모습을 보여드리겠노라 다짐했다.

13년 만에 재기전을 갖는 그의 각오는 덤덤했다. "그냥 링 위에서 후회 없이 싸우고 내려오고 싶어요. 패하더라도 떳떳하고 멋있게 지는 그런 모습이요.(웃음) 젊은 선수들과 싸운다고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최고령자가 이기는 경기 보여드릴게요."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뜸을 들이기도 했다. "이기면 계속 하는 거고, 지면 그때 생각해보려고요."김신용은 오는 26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지는 16강전에서 프로데뷔 후 첫 대회에 임하는 박만기(29 웰빙짐)와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