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헤럴드경제 신동윤 기자]‘모터쇼의 꽃’이라고 불리는 레이싱 모델. 하지만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는 레이싱 모델이 ‘꽃’이 아닌 ‘계륵’이 된 듯 하다.

세월호 침몰 사고 한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실종자가 16명에 달하는 등 국민적 애도 분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화려한 퍼포먼스와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레이싱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자칫 반감을 살 수 있어 업체들은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행사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축제에 걸맞는 화려한 퍼포먼스와 레이싱 모델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관람객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점이 참가업체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각종 신차와 콘셉트카를 선보이는 자리를 최대한 화려하게 꾸미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면 최대한 이를 자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부산모터쇼의 현장 분위기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사뭇 차분해졌다.

자동차와 함께 모터쇼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꼽히는 ‘레이싱 모델’의 수가 지난 2012년 행사에 비해 확 줄었고 복장도 노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해졌다.

지난 2012년 부산모터쇼 때 27명의 레이싱 모델을 동원했던 현대차는 올해 그 수를 9명으로 줄였고 치마 대신 바지를 입도록 했다. 기아차는 신차 공개 행사 때 계획했던 공연을 취소하고 프레젠테이션만 실시했다. 르노삼성도 40명 수준이었던 레이싱 모델의 수를 절반 정도로 줄이고 오디션 이벤트 등 준비했던 다양한 행사도 모두 취소한 채 차량 소개 위주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수입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아우디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현장 스태프와 레이싱 모델들이 모두 노란 리본을 달았다. 그러나 화려함이 줄었다고 모터쇼 자체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행사 공간이 4만4652㎡로 2년전 행사보다 49% 넓어졌고 국내외 완성차 22개, 부품 업체 179개사가 참가하는 등 최대 규모로 개최됐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자동차에 집중할 수 있는 모터쇼가 된 이번 부산모터쇼가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보여주는 풍향계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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