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대전)=이권형 기자] 여름이 성큼 다가오면서 불볕더위와 더불어 국가전력 수급이 또다시 걱정이다. 지난해 관공서 냉방제한과 상가 개문영업 단속까지 동원해 전력소비를 줄여보았지만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 생산과 소비를 최적화해주는 스마트 그리드 중요성이 대두되는 대목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 관리시스템, 에너지 저장장치, 전기차, 전력망, 가전, 건설 등 국가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선도국가인 미국, 유럽은 물론 후발주자인 중국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저탄소 녹색성장 기반 구축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국가단위 스마트 그리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정부와 민간에서 27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지만,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손ㆍ발이 묶였다. 한국전력의 원격검침 인프라(AMI) 구축사업에서 통신칩 호환 문제와 함께 특허침해 문제가 불거져 나와, 사업이 4년이나 지연된 것이다. 최근에야 한국전력과 젤라인 사이의 특허사용료 합의가 있어 스마트 그리드에 한 걸음을 내딛은 상태다.

특허청(청장 김영민)에 따르면, 특허청 정부 3.0 DB를 분석한 결과, 2007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던 원격검침 인프라 기술의 특허출원이 2008년 22건에서 2011년 145건으로 크게 증가했으나 2012년 81건, 2013년 24건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스마트 그리드 국가 로드맵이 확정된 2010년을 전후로는 특허권 선점을 위해 특허출원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최근 원격검침 인프라 구축사업 지연과 스마트 그리드 시장의 개화 지연에 대한 우려가 특허출원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스마트 그리드 세계시장은 2011년 289억불 규모에서 2017년 1,252억불 규모로 연평균 28%의 성장이 전망되지만 원격검침 인프라 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4개 기업이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어서 시장 편중이 크다. 따라서 해외 주요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특허라는 창과 방패 없이 특허분쟁에 휘말릴 경우,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허청 신용주 과장(전력기술 심사과)은 “원격검침 인프라 구축사업이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향후 국내 특허출원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의 진입장벽을 돌파키 위해서는, 특허출원을 늘려 특허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등 특허전략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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