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64ㆍ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21일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박영수 특검팀이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의 중심에 선 두 기관을 선택하면서 수사 초반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의 뇌물죄 규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께 국민연금공단과 보건복지부 등 10여 곳에 특별수사관과 파견공무원을 대거 투입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국민연금은 작년 7월 수천억원의 손실과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져 뒷말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맞물렸던 합병안은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 10%를 보유해 1대 주주였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삼성이 현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 씨 모녀를 지원하는 대가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지지를 이끌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 씨의 독일 회사 ‘비덱 스포츠’에 280만유로(약 35억원)를 전달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수사결과 이 돈은 딸 정 씨의 말 구입비와 전지훈련 비용 등으로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37ㆍ구속기소) 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여원을 후원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청와대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과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당시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이 주도하는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는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합병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광 당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합병 찬성 의견을 주도한 홍 본부장을 경질하려 했으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압력이 들어왔다”고 폭로해 윗선 외압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됐다. 합병안이 의결되고 한달 후인 8월 장관직을 내려놓은 문 전 장관은 넉달 만에 국민연금공단의 수장 자리인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 씨 일가에 제공한 각종 특혜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는지, 이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당시 복지부와 삼성 측이 합병안을 놓고 사전 교감이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박 대통령이 최 씨 일가를 지원하는 대가로 삼성의 합병 관련 민원을 해결해준 것으로 밝혀질 경우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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