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이용 주택마련 급증 소득하위 20%층 올 9.6%P ↑ 금리상승·부동산 침체땐 직격탄

지난해 이후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저소득층이 이를 이용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으로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경우 부실이 늘어나 저소득층과 전체 경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22일 통계청의 가계금융ㆍ복지 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금융권 대출액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3.4%에서 올해는 53%로 9.6%포인트 급증했다. 거주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 비중이 같은 기간 26.2%에서 32.0%로 5.8%포인트 높아졌고, 주택 이외의 부동산 마련을 위한 대출은 5.8%에서 8.7%로 2.9%포인트, 전ㆍ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은 11.4%에서 12.3%로 0.9%포인트 각각 높아졌다.

소득 하위 21~40%인 2분위 가구의 부동산 관려 대출 비중도 지난해 55.5%에서 올해 63.5%로 8%포인트 높아졌다.

이러한 저소득층의 부동산대출 비중 증가폭은 전체평균은 물론 고소득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전체 가구의 부동산 대출비중은 지난해 61.2%에서 올해 65.6%로 4.4%포인트 높아졌다. 저소득층의 증가폭이 전체 평균보다 2배 정도 높은 셈이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고소득층의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비중이 같은 기간 62.4%에서 65.2%로 2.8%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40~60%의 중간소득에 해당하는 3분위 계층의 부동산 대출 비중은 62.3%에서 64.2%로 1.9%포인트 높아지는 데 머물렀다.

이는 최근 2~3년 사이에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저소득층일수록 부동산 관련 대출을 크게 늘렸음을 의미한다. 이들은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출 여건이 좋아지자 빚을 내 주택이나 전ㆍ월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상대적 고소득층이 부동산과 관련한 대출을 늘렸지만, 사업자금 마련 등을 위한 대출도 비슷하게 늘린 것과 대조적인 것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일수록 비은행권 의존도가 높아 대출구조는 취약하다. 은행권 대출비중은 1분위가 57.5%에 불과한 반면 5분위는 78.0%에 달한다. 개인간 사채를 포함한 비금융권 대출 의존도는 1분위가 18.7%에 달해 5분위(5.1%)의 4배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원리금 상환액이 처분가능소득의 40%를 초과하는 한계가구가 지난해 이미 14.8%에 달했고, 1분위의 한계가구는 22.9%에 이르는 등 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부동산 대출 증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