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올해는 1인 가구 소비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식품, 유통, 가전업계 등 산업계 전반이 발빠르게 나홀로족을 위해 움직였던 한해였다.
산업연구원이 국민 소비지출 규모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2010년 60조원에서 2020년 120조원으로 배로 늘어난다.
1인 가구는 침체된 내수시장에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혼밥, 혼술의 문화는 유통, 외식 산업의 트렌드가 되었고 혼영, 혼여, 혼놀 등 신조어가 생겨나면서 솔로 이코노미시대가 열렸다. ▶1인 가구의 힘…불황에도 나홀로 성장 ‘편의점’=1인 가구 시대 가장 수혜를 입은 곳이 편의점이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21.8% 증가한 9조132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말 국내 편의점 수는 3만3000개를 넘어섰다. 1989년 5월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국내 1호점을 선보인 지 27년만이다.
편의점이 이처럼 고속성장을 이룬 것은 접근성과 간편성이 한몫했다. 특히 혼밥족의 증가로 인해 편의점 도시락 시장 급성장에 큰 공을 세웠다. 편의점 도시락은 접근성이 편한데다 비교적 저렴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직장인 이대영 씨는 “점심시간 편의점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것이 이제는 낯선 현상이 아니다”며 “저녁 퇴근시간에도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집 근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들고 가서 해결한다”고 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도시락 시장규모는 2014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그리고 올해는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년새 2.5배가 뛰었다.
앞으로 당분간 소비 트렌드의 초점은 1인 가구로 맞춰질 것으로 전망하며 매출부문에서 대형마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간편하게 건강하게…가정간편식의 변화=혼밥ㆍ혼술족 등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도 이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규모로 간편하게 한 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며 메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외식메뉴였던 탕수육과 오코노미야키, 닭강정 등을 반조리 제품으로 내놨고, 동원그룹은 레스토랑에서 즐길 법한 연어 스테이크부터 손질이 쉽지 않은 생선구이까지 간편식으로 출시했다.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대형 할인마트도 가정간편식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2014년 이후 연 누계 기준 4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1800억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말 출시한 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의 품목을 4배 이상 늘렸다. 내년에는 500개까지 늘리고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등 그룹 유통망을 총동원해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렌털 사업도 1인 가구의 힘=1인 가구와 함께 국내 렌털시장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렌털시장은 25조9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 3조원의 시장에서 10년동안 거의 9배로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1인 가구의 급성장과 연관이 있다.
1인 가구는 제품을 직접 소유하기 보다 일정기간 빌려쓰는 렌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렌털 서비스의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렌털 제품이나 품목 등도 다양해지고 있다. 렌털서비스라 함은 정수기를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1인 가구와 함께 그 영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메트리스, 운동기구 등 생활용품에서 자동차, 노트북까지 렌탈서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렌털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1번가는 올 6월 280여개 렌털상품을 판매하는 전용관을 열었다. 동양매직, 바디프랜드, 청호나이스, 코웨이, 쿠쿠 등 국내 메이저 렌털업체를 모두 입점한 렌털 백화점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맞물린 유통 시장 판도 변화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양육이나 가족 부담에서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소비여력이 크다”면서 “산업전반에 걸쳐 1인 가구의 이목을 잡기위해 내년에서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ee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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